정이품송 + 정부인송 결혼 2주년
씨앗 발아 싹 무럭무럭
2004-05-15 송진선
2002년 5월8일 충북 산림환경연구소는 명실상부한 정이품송의 후계목을 생산하기 위해 정이품송의 화분을 정이품송의 부인 소나무인 정부인소나무의 암꽃에 주입하는 의식을 행사한 것.
그후 2년 지금. 정이품송과 정부인소나무의 결혼에 의해 얻은 자식은 어떤 상태일까 궁금해 이들의 결혼 2주년을 맞아 충북 산림환경연구소를 찾았다. 산림환경연구소는 인공적으로 화분을 주입했을 때 수정 성공률이 15개 정도 솔방울을 얻는다면 자연적으로 수정이 이뤄지면 40∼50개의 솔방울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수정율을 높이기 위해 2, 3회 화분을 주입시켰다.
또 많은 솔방울 얻기 위해 400개 이상의 암꽃에 화분을 주입하고 다른 소나무의 화분이 앉지 않도록 밀봉까지 시켰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솔방울을 얻었는데 낙과되거나 자연재해 등으로 400개를 전부 회수하지 못하고 불과 40개 정도의 솔방울 따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도 산림환경연구소는 솔방울을 따고 그 솔방울에서 총 2000개 정도의 종자를 채취, 정선해 4∼5℃ 정도의 온도로 냉장 보관해왔다.
그리고 올해 3월31일 2000개의 종자 중 1500개는 직접 노지 포장에 씨앗을 뿌려 싹을 틔웠고 만약을 대비해 나머지 500개는 포트에 종자 한 개 한 개씩을 심어 발아시켰다.
파종 후 습도유지와 차광, 냉해를 방지하기 위해 짚을 덮었고 파종 시 병해충 피해를 우려해 소독을 철저히 했다.
또한 정이품송의 자목인 것이 알려지면 도난을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묘포장을 관리하는 인부들은 물론 직원들 조차도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을 정도로 극도의 보완을 유지하고 있다.
정이품송과 정부인소나무의 결혼으로 얻은 자목은 씨를 뿌린지 43일 정도인 5월13일 현재 4㎝정도 키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이 자목은 정이품송의 형질과 정부인 소나무의 형질을 그대로 담아낸 소나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 산림환경연구소 윤희빈·이귀용 팀장은 이것이 묘목으로서 가치가 있으려면 최소한 3년이상은 키워야 하기 때문에 2007년 정도 돼야 묘목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이들 자목이 보은군이 원하는대로 후계목이 보은군에 전달이 될지는 의문이다.
이는 천연기념물에서 얻은 결과물이기 때문에 후계목 또한 문화재청의 재가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더욱이 산림환경연구소나 문화재청의 경우 관광자원화 보다는 연구 목적이 크기 때문에 보은군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의 자목을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은군은 정이품송을 특화시키는 각종 사업을 계획하고 있고 보은군수의 공약에도 정이품송의 자목을 가로수로 식재하는 ‘정이품송 자목거리’ 조성 사업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보은군이 온전한 정이품송의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보다 세심하게 관심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650세 이상의 고령인 정이품송은 수세가 점차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하천 쪽의 수세가 반대쪽보다 더 약화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천 쪽은 가지가 많이 부러져 우산 모양을 보였던 정이품송 원형을 잃은 지 오래다.
정이품송보다는 수세가 왕성해 가지가 많았던 정부인소나무 역시 지난 3·5 폭설시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가지 여러 개가 부러져 원형이 크게 훼손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