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개방 1주년과 속리산
보은군 청남대 관광객 속리산으로의 유치 소극적
2004-05-08 송진선
하루 800명씩 제한적으로 입장을 허용했던 무료개방 3개월과 유료로 전환 전 한 달간 휴관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다. 지난 한해동안 속리산 입장객은 108만7480명. 하루 평균 2979명으로 3000명이 채 안되는 관광객을 1년간 무제한으로 받아들인 숫자이다. 그것이 청남대와 속리산의 차이점이다.
청남대 개방으로 속리산 입장객도 늘었다. 청남대 관광객을 주운 것이나 다름없다. 점점 매리트를 잃어가고 있는 속리산에는 효자상품인 청남대관람객 유치를 위한 고민이 더욱 요구되는 때다.
청남대 개방일인 4월18일을 기준 일로 한 속리산 입장객 수를 비교해보면 청남대 개방 전인 2002년 5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속리산 입장객은 82만1815명이었다.
그리고 청남대 개방 후인 2003년 5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속리산을 찾은 입장객수는 86만9836명으로 종전 보다 4만8021명이 늘었다.
이로 보면 청남대를 찾은 관람객이 속리산을 방문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지난해 가을 대대적으로 선풍을 일으켰던 속리산 관광협의회 주관의 2003명이 함께 먹는 산채 비빔밥 행사로 속리산이 전국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도 관광객 증가에 한 몫 한 것으로 나타나 청남대 관광객이 속리산으로 연계관광을 한 숫자는 실질적으로 훨씬 낮을 수 있다.
아마 대통령 별장이라는 메리트 높은 관광지를 옆에 두고 있는 보은군이 청남대를 찾은 관광객을 흡수하는 노력과 함께 청남대를 팔면서 속리산을 끼워넣은 관광상품을 홍보했다면 이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이 보은군을 찾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청남대와 속리산을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은 침체된 속리산 관광경기가 중흥을 되찾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청남대 개방으로 청원군 문의면의 경우 오랫동안 침체됐던 주변지역이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시내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에서부터 초정 약수, 상수 허브랜드 등과 같은 청원군내 관광지와 문의면 인근의 각종 음식점의 매출도 늘어나고 딸기와 같은 지역특산물의 매출 증가도 가져왔다.
이와함께 주변 지역의 땅 값도 상승하고 이 지역을 중심으로 토지 매입의사를 가진 사람들이 늘고 있으나 개발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토지를 매각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문의면의 경제가 활성화 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더욱이 대통령 별장이라는 상징성과 수려한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앞으로도 청원군 문의면의 경우 청남대를 중심으로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발돋움을 할 가능성까지 있다.
보은군과 너무 대조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청남대가 개방됐을 때만 해도 보은군은 이에대해 관심을 갖고 청남대를 최대한 이용해 속리산의 관광경기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데 모두가 뜻을 같이했다.
청남대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회남면을 집중 개발하기 위해 버스투어를 실시하고 호점산성 등산로 개설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으며 청남대 진입노선에 대한 개나리 식재사업도 벌였다.
그런가 하면 청남대와 속리산을 패키지화한 관광상품도 개발했다.
보은군이 지난해 9월 처음 시작했던 속리산-청남대 패키지 관광은 5000명이 이용했을 정도로 성과가 다소 높았다. 청남대 관람 희망자가 희망일자 1개월 전에 보은군의 패키지 관광상품을 선택하면 공무원이 대신 절차를 밟아주는데 충청북도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넷 신청의 경우 접속건수가 많아 자주 다운되고 접속이 순조롭지 않고 또 청남대 현장에서의 관람 신청도 어려워 많은 관광객들이 보은군의 패키지 관광상품을 이용한 것이다.
패키지 관광상품은 선병국가옥-법주사-삼년산성-비림원-청남대-대청댐으로 연결되는 1일 관광코스와 청남대-비림원-삼년산성-선병국가옥-법주사-(속리산숙박)-초정약수-운보의 집 코스의 1박2일 상품이다.
그러나 이 마저도 올해 들어서는 흐지부지해져 현재 속리산내 한 군데 여관에서 청남대와 속리산을 패키지화해 유치한 관광객의 청남대 관람을 대행해주는 서비스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업소에서 청남대 관람을 신청하는 것보다 행정기관에서 하는 것이 쉽고 빠르기 때문에 업소의 요구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
청남대 개방이 속리산 관광 활성화의 호기로 여겼던 지난해 관광객 유치 정책은 1회성에 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다. 1, 2월은 계절적인 특성으로 쉬고 3월, 4월 2개월동안 239명에 불과했다.
청남대관람객의 속리산 유치 노력은 행정기관 뿐만아니라 숙박업소, 음식업협회, 속리산관광협의회, 각종 사회단체 등이 모두 나서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야만 가능하다.
속리산 상가 주민들은 청원군 에서 개최되고 있는 유채꽃 축제에 관광객을 빼앗겨 예년에 비해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이 없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보은군도 특별 포상 휴가를 주면서 청원군 유채꽃 축제에 자율적으로 다녀오라는 권고를 할 정도인 것을 보면 청원군의 홍보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타 자치단체도 보은군에서 시행하는 속리산 단풍 가요제나, 속리산 가을 한마당 행사에 자율적으로라도 다녀오라는 공문을 시행할까에는 의문이다.
그동안 보은군은 속리산이 너무 유명한 관광지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보은군은 몰라도 속리산은 알 정도로 유명한 관광지이기 때문에 사실상 관광상품을 홍보하는데에는 매우 소극적이었다.
특히 속리산이 너무 유명한 관광지이기 때문에 여행사에는 굳이 팔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사이트로의 홍보가 적극적이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지난해 7월 심규철 국회의원이 주최한 속리산 관광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청주대학교 박호표 교수는 청남대와 연계한 상품을 개발해 도내 여행사는 물론 청남대 방문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와 연계해 1박2일 코스의 여행상품 판매체계를 구축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또 윤영현 충북도 관광계장 역시 청남대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의 필요성을 들어 단체 관광객이 많이 오거나 단체 관광객 숙박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만큼 현재와 같이 침체된 속리산 관광경기에 청남대만큼 효자상품은 없다. 따라서 보은군은 청남대를 청원군 지역의 명소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이를 보은군으로 끌어들이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충북 개발연구원 정삼철(43) 연구위원은 보은군은 속리산으로 대표되는 관광지 뿐만 아니라 황토, 충북 알프스 등 매력을 끌만한 관광 요소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서울 등 타 여행사에는 인식이 안돼있다고 지적했다.
정위원은 청남대는 서울 등 각 지역 여행업체들이 코스 상품으로 넣을 정도로 매력적인 관광상품이기 때문에 관광객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청남대와 속리산을 연계하면 속리산의 관광객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남대와 보은을 연계한 코스를 개발해 여행사에 적극 홍보하고 또 여행사에서도 속리산을 청남대와 패키지화 한 경우 할인을 제공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이와함께 산채 요리 등과 같은 먹거리 뿐만 아니라 봄 철 산나물 채취 이벤트, 여름철에는 원평 유원지 등에서의 황토 머드팩 이벤트, 가을철 단풍 이벤트, 겨울철 두부 및 메밀묵 만들기 체험과 같은 계절적인 요소들과도 패키지화 하는 등 관광객을 흡인할 수 있는 상품을 청남대와 연계하는 것도 보은군의 관광경기를 살리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