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도 무심하시지…

폭설 피해에 냉해까지 과수, 고추, 담배 등 피해 커

2004-05-01     송진선
3·5 폭설 피해로 농민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이번에는 냉해피해까지 겹쳐 농가들이 재기 의지까지 짓밟은 하늘을 원망하고 있다.

특히 유해조수 방조망 및 덕 시설 피해에 나무가 부러지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은 과수 농가들은 피해를 덜 입은 과수원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설상가상으로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어는 등 최근 계속되는 저온으로 인해 농작물이 입은 냉해 피해가 심각하다.

보은 기상관측소는 4월24일 최저기온 1.5도를 시작으로 4월25일에는 가장 낮은 0.2도, 4월28일에는 0.6도를 기록했으며 4월25일에는 군내 전역에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2∼3㎝ 가량 얼었고 28일에도 서리가 내렸다.

이로인해 사과와 배, 복숭아 등은 꽃이 수정이 된 상태에서 겨우 맺은 과일이 냉해를 입어 생장자체가 불가능하거나 기형과가 나올 가능성이 많아 사실상 상품성이 있는 과일을 수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닐 피복을 벗긴 담배와 정식을 마친 고추를 비롯해 기타 감자, 옥수수 등의 농작물이 얼어죽는 피해를 입었다.

군이 4월25일 서리와 얼음이 내린 후 군내 냉해 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군내 전체 296농가 206.8㏊에서 피해가 나타났다. 작목별로는 △사과 21농가 14.1㏊ △배 32농가 8.7㏊ △복숭아 15농가 4.5㏊ △기타 과수 8농가 2.7㏊ △고추 76농가 20.3㏊ △담배 117농가 149.4㏊ △기타 작물 27농가 7.1㏊에 달한다.

하지만 25일 이후에도 저온현상이 계속돼 과수의 경우 80%에 육박하는 등 거의 대부분이 냉해 피해를 입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어서 계속 피해현황을 접수하고 있는 군은 예년에는 5월5일까지도 서리가 내렸었기 때문에 읍면에 공문을 보내 고추 등 농작물 정식 등에 따르는 농가지도를 당부했다.

농업기술센터 우종택 지도사는 “올해는 예년보다 5일 가량 개화기가 빨랐고 개화 전에는 내냉성이 강해 피해가 덜한데 이미 개화가 끝나 수정이 이뤄지거나 수정이 된 상태에서는 내냉성이 약해진다” 며 “그래서 이번에 피해가 더욱 큰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행히 포도는 발아가 늦어 그래도 다른 과수에 비해 피해가 덜한데 사과와 배, 복숭아는 수정 불능으로 과실이 달려도 낙과하거나 또 상품성이 떨어져 고품질 과실을 얻기가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상시 빨리하던 적과시기를 늦춰 육안으로 과실을 판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것을 주문했다. 이와함께 냉해로 과실량이 적고 또 올해 상품성이 높은 과실을 얻기가 어렵다고 판단, 과수나무 관리에 소홀할 수 있는데 내년을 위해 오히려 과수나무 관리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며 평상시보다 비료를 감량해서 주고 병충해 방제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수농가들은 적과를 빠르게 하기 위해 그동안 꽃따기 작업을 했는데 냉해를 입은 후에는 아무 것도 하기가 싫다며 이제는 하늘도 도와주지 않으니까 농사도 못 지을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