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경 수 씨 자연공원협회장 상 수상

속리산의 동식물 꿰뚫고 있어

2004-04-03     송진선
발 품을 팔아 건진 속리산 내 희귀 동식물의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박경수(내속 사내)씨가 자연공원협회 중앙협회장상을 수상했다. 3월24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중앙협회장상을 시상한 협회측은 협회의 모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연환경 보존 운동이 앞장서온 박경수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경수씨는 “자연보호는 천직으로 알고 한 것인데 상을 받았다”며 “이 상이 앞으로 더욱 분발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20여년간 공원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행군에 비견될 정도로 속리산 사방천지를 헤매 남해의 더운 지방에서만 자란다는 노각나무 군락지를 비롯해 눈개비자나무 군락지, 앵초 군락지 등을 발견했다.

이밖에 희귀 난 7∼8가지, 나무 10여종, 꽃 30여종, 동물 5종을 비롯해 학계에 등록된 정식 명칭인 박경수씨 본인의 이름을 딴 경수꽃 등 속리산내 천연기념물 및 희귀 동식물을 꿰고있는 살아있는 인간 동식물 도감이다.

박경수씨는 이번 황금소나무의 부러진 가지 봉합 수술을 이끌어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당초 군은 부러진 가지를 접합보다는 잘라 묘목 생산에 이용하려고 했으나 이를 안 박경수씨가 “자르기만 해봐라”며 으름장(?)을 놓아 결국 황금소나무는 가지를 잘라내지 않고 원형 보존의 길을 가게 됐다.

그런가 하면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망개나무 군락지를 내속리면 중판리 누청-신정간 도로부지에서 발견, 망개나무 서식지가 훼손되지 않게 터널을 연장할 것을 주장, 결국 터널의 길이를 당초 900m에서 1.2㎞로 연장시켜 터널 안에 비상주차대까지 만들게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뿐만이 아니라 삼가저수지 증설 사업으로 서원계곡에 있는 망개나무가 훼손될 위기에 처하자 정책 결정자들을 붙들고 늘어져 훼손을 최대한 막고 이중 성인이 안았을 때 한아름 정도되는 수령 350년생 망개나무를 내속리면 갈목리 터널입구로 이식시키기도 했다.  돈이 되는 일도 아닌 자연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박경수씨는 그동안 자연공원협회 속리산지부장을 맡다 지난해 중앙회 이사로 선임돼 활동중이다. 현재 내속리면 사내리에서 팔경사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