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당선“새로운 인생, 좋은 글 쓰고파”
시인 초년생 조 원 진 씨(44)
2000-12-30 보은신문
- 당선 소감은.
“해마다 도지는 열병처럼 원고를 보내면서 당선의 소망은 늘 간절했지만 막상 당선의 소식을 듣고 보니 정말 뜻밖이어서 아무 생각도 없었다. 기쁘기도 하지만 두려운 생각도 든다. 나보다 더 기뻐하는 부모형제와 이웃들에게 무엇이든 해야할 것 같다. 바쁜 가운데에서도 보잘것없는 시를 평해주고 지도하는 등 자상하게 마음써 준 송찬호 시인과 늘 곁에서 격려, 지원해 준 아내와 보은문학회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아무리 봐도 어설프고 남루한 작품을 뽑아주신 것은 앞으로 더욱 정진하라는 회초리로 생각한다. 시를 쓴다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지만 바람찬 날 마음을 데워주는 한 잔의 따끈한 작설차 같은 시 한편 쓰기를 소망한다”
- 시를 쓰게된 동기는.
“어릴 적 바램이었지만 본격적으로 시를 쓰게 된 것은 지난 95년 보은문학회 회원으로 가입하면서부터다. 그동안 습작형태로 시를 써 왔지만 부족함을 느껴 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청주 문예아카데미 4학기 강의를 마쳤다. 이제 시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됐다”
- 앞으로 어떤 시를 쓰고 싶나.
“예전 직장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생활하다가 창조적인 농업에 종사하면서 자연친화적으로 느껴지는 감성을 시로 표현하고 싶다. 또 사회개혁이나 발전을 위해 돌멩이 하나라도 언져놓을 수 있는 마음으로 시를 쓰고 싶다”
- 흔히 글쟁이는 가난하다는 말이 있다. 부인(김연상·43·소이아동복 운영)의 내조는. “지난해 11월 15년간 근무하던 교육청을 그만두었다. 나 나름대로 큰 도박이었다. 구조조정에 따른 명예퇴직이 아닌 그 동안의 세월을 되돌아보니 보은 교육에 있어 큰 도움이 안될 바에는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위해 어려운 선택을 했다. 내가 시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집사람의 덕이었다. 「좋은 시 쓰세요」라고 격려와 지원을 하는 등 내가 쓴 시에 대한 첫 번째 독자요, 평론가로서 나에게는 든든한 후원자이다. 힘이 되기도 하지만 부담도 크다”
산외면 장갑리가 고향으로 현재 보은읍 강산리에서 칠순되신 노모를 모시고 있는 조 시인은 “신경림 시인과 송수권, 송찬호 시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서 “앞으로 더욱 정진해 현재 습작형태로 몇 편의 시가 있지만 일정기간 후 옥석을 가려 시집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당선된 『그 해 겨울』작품을 심사한 박희선·도종환 시인은 심사평에서 「조 시인의 시속에는 다소 설명적인 점과 산문적인 문장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리얼한 묘사속에 담긴 곤궁한 한 시대와 지치고 찌든 사람들의 모습을 눈에 보이듯이 선명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