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림 생산자 - 소비자와의 만남

한살림 소비자 마로 한중에서 대보름 맞이 행사 가져

2004-02-14     송진선
마로면 한중리 백록동은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흰 사슴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백록동이라 이름이 붙여진 마을 이름도 예쁜 이곳에 지난 7일 대보름 놀이를 위해 도시 손님들이 찾았다.

높은 산에 둘러쌓여 다른 마을과는 달리 6시도 안돼 어스름이 찾아와 아직도 눈이 수북히 쌓여 있고 매서운 한기(寒氣)가 도시 손님들에게는 제대로 된 겨울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백록동을 찾은 손님들은 한살림공동체 서울 서대문구의 20∼30대 젊은 회원들로 이들은 어린아이들과 함께 시골정취를 만끽하면서 안전하고 소중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농민들에게 고마움도 표하고 신뢰를 쌓는 시간을 보냈다.
 
백록동 주민들은 서울 손님들을 맞기 위해 마을 안길에 수북이 쌓였던 눈을 치웠고 윷놀이를 위해 고추 묘상을 해야 하는 비닐하우스 안도 깨끗이 치웠고 달집도 미리 만들어 놓았다. 오전 11시30분경 백록동을 찾은 서울 손님들은 주민들이 차려놓은 유기농 쌀밥과 시래기 국에 갖가지 묵나물은 수입농산물과 인스턴트 음식에 젖어있던 어린이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고 음식 솜씨 서툰 주부들도 “우리가 하면 이런 맛이 안나는데 정말 맛있다”며 감탄사가 쏟아졌다.
 
점심상을 물린 이들은 생산자 대 소비자로 편을 나눠 윷놀이를 즐겼고 축구경기장으로 변한 눈밭에서 아이들은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놀이에 열중했다. 썰어놓은 떡을 끓는 물에 넣기만 했던 도시 소비자들은 한석봉 어머니가 된 심정으로 모처럼 가래 떡을 썰었고 달집 엮을 새끼 꼬기에도 도전하는 등 잊혀지지 않을 추억을 만들었다.

주위가 완전히 깜깜해졌을 무렵 도시 소비자들은 각자 만든 쥐불놀이 깡통 안에 불을 담아 돌리고 달집에 불을 붙이며 가정의 행복과 가족의 건강을 빌었다. 그리고 갈 길이 먼데도 시간을 재촉하지 않고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제 값을 받고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기원했다.

한살림 백록동 공동체는 9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논 12㏊, 밭 8㏊에서 벼와 고추, 콩, 기장, 감자, 참깨, 들깨, 차조, 수수 등 농산물을 유기농으로 생산하고 전량을 한살림 공동체에서 수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