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세계 최고 대학 키우자

김병연(마로 관기/ 청주시청 공원녹지과) 

2003-12-13     보은신문
심각한 청년실업, 노인인구의 급증, 현격히 감소한 출산율, 젊은이들의 의·법대 선호현상, 중국의 급부상, 부존 자원의 빈약, 제조업체의 해외 이전으로 인한 많은 일자리 감소, 심각한 부패 등으로 한국의 미래를 밝게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유태인에 버금가는 우수한 두뇌를 가진 민족으로서 세계 최고의 이공계 대학을 만들어 ‘세계 일등 과학인재’를 양성하고, 그 대학이 세계의 과학기술을 선도하게 된다면 그렇게 멀지 않은 장래에 선진국이 될 수 있고 후세의 사가들에 의해 현명한 조상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그 실천 방안으로 카이스트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획기적으로 늘린 그 예산으로 첫째, 등록금 및 기숙사비 전액 면제는 물론 학생 1인당 매월 200만∼300만원의 장학금을 주어 학생들의 사기와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둘째, 학교의 연구시설을 세계 최고로 향상시키며 셋째, 교수의 연구비를 미국 명문대학 수준으로 늘리고 넷째, 교수의 월급을 3배 이상 인상하고 다섯째, 기숙사를 호텔 급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하여 카이스트를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 이공계 대학으로 키워 한국의 자존심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대학을 만들 수 있겠느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카이스트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충분히 가능하다.

세계 최고의 공과대학인 미국의 MIT를 모델로 설립된 카이스트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이고 연·고대등 사립대의 등록금이 10만원 하던 때에 세워졌고, 설립 당시 등록금 및 기숙사비 전액 면제는 물론 학생 1인당 매월 2만∼3만원의 장학금을 주며 병역을 면제해 줬고, 한 때는 교수의 월급을 서울대 교수의 5배나 준 결과, 30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내 이공계 대학교수 2000여명을 배출했고, 이미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올랐으며, 올해만 미국·영국·캐나다의 명문대학 교수 4명을 배출하는 등 아시아 최고의 이공계 대학으로 성장했고, 선진국 일본의 JAIST와 홍콩의 과기대를 탄생시키는 모델이 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으며,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일 때도 했는데 국민소득이 100배나 향상된 지금은 열정만 있다면 하고도 남는다.

지금의 열악한 재정으로 더 이상의 학교발전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왜냐하면 교육부 산하의 일반 국립대가 전체 예산 중 60% 정도를 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데 카이스트는 전체 예산 중 정부출연 비중이 30%밖에 되지 않고 전체 예산의 절반 정도를 수탁용역(연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칭 "한국과학기술원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을 제정,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우선적으로 지원하도록 하여 카이스트를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 이공계 대학으로 키우자. 유태인은 2000년 동안 세계를 유랑하다 불사조와 같이 이스라엘을 세워 20세기의 기적을 낳았지만, 우리는 카이스트를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 이공계 대학으로 키워 21세기의 기적을 낳아, 자손만대가 살아갈 대한민국을 세계 경제강국의 반석 위에 올려놓자. 이는 우리 경제의 장래를 보장받는 첩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