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선거 과연?
2003-11-29 곽주희
이번 보은농협 조합장 선거는 3파전 양상으로 모두 현직 임원들이며, 읍내 남부지역 출신들이란 점에서 이채롭다. 그러나 후보자 등록도 하기 전 자신을 알리기 위해 각종 크고 작은 행사에 참석하고 음료수를 제공하는 등 불법선거로 자행하고 있다.
또한 최근 신규조합원 가입의 건을 가지고 위장전입이냐, 아니냐를 놓고 후보자간 설전을 벌였으며, 일부 직원들은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선거에 개입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선거일을 20여일 앞두고 크게 과열된 상태다.
이와 함께 일부 조합원들은 출마예정자들에게 전화를 해서 ‘어디서 모임을 하고 있으니 얼굴 좀 비추고 가라’, ‘어느 마을에서 놀러가니 가는 날 와서 인사나 해라’는 등 금품·부정선거를 부추기고 있다. 심지어는 ‘누구는 얼마 줬는데 그 정도 주면 당신을 찍겠다’는 등 농담반 진담반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조합장은 조합원의 한사람으로서 조합원을 대표해서 조합의 발전과 조합원의 편익을 위해 일하는 심부름꾼이다. 후보자도 잘해야 하지만 유권자인 조합원들이 더 잘해야 한다.
돈 안쓰는 선거 바로 공명선거로 이번 조합장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10월초 충남 서천 모 조합장 선거에서 돈을 뿌린 혐의로 후보자를 구속하고 돈을 받은 혐의로 대의원들을 불구속 입건한 사건과 11월 초 경북 모 조합장 선거에서 돈을 받은 유권자 10명이 무더기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다.
보은농협도 95년 조합장 선거 재선거, 2001년 11월 임원선거 재선거를 치루는 등 많은 오점을 남겼다. 시행착오를 한번으로 족하듯 다시는 오점을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보은지역에서 가장 크고 모범이 되어야 할 지역농협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그동안 농협 등을 비롯한 각종 조합장 선거는 선거 때마다 각종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었고 금품·향응 제공 등으로 선거분위기가 혼탁했다. 조합장 선거의 유권자는 동시에 공직선거의 유권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조합장 선거에서의 혼탁한 분위기는 공직선거에 그대로 영향을 끼쳐 많은 부작용을 초래한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내년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다. 보은농협 조합장 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져 내년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의 모범이 되고 진정으로 농업인조합원을 대변할 수 있는 심부름꾼 조합장이 선출되었으면 한다. 깨끗한 선거, 공명선거는 4500여명의 보은농협 조합원 모두가 지켜야 할 몫이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