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오명 이젠 벗어야

2003-11-08     곽주희
속리산 바가지 요금에 대한 시비가 없었던 것에 그동안 내심 안도했었다. 가을 한마당 행사 및 속리산 단풍 가요제 등이 지역 축제로 자리매김, 비록 경제는어렵지만 관광 보은의 이미지도 크게 업그레이드 돼 주 5일 근무제로 인한 증가하는 레저인구의 상당수가 보은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섣부른 안도였을까. 단풍철 속리산 국립공원에 행락객들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한 관광객이 바가지 숙박요금으로 인해 불쾌했던 심기를 군 홈페이지 공개하면서 또다시 속리산은 바가지 상혼이 만연된 지역으로 얼룩졌다. 부산에 사는 김 모씨는 10월 27일 보은군청 홈페이지 보은군에 바란다와 자유게시판에 “10월 25일 가족과 함께 속리산을 찾았다가 평상시 요금보다 3배나 비싼 10만원의 숙박료를 지불하고서야 겨우 방을 구했다” 며 “취미가 여행이라 전국을 다녀 보았지만 이처럼 바가지 숙박요금이 극성을 부리는 관광지는 처음으로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숙소를 정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김씨는 “13년전 속리산을 찾았을 때도 3배의 요금을 지불했는 데 지금도 똑같이 3배나 비싼 요금을 받고 있다” 며 “속리산 업소 모두 단합해 비싼 요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황당하고 억울해서 군수에게 반드시 숙박요금을 돌려받고 싶다”고 피력했다.

정말 낯뜨거운 일이다. 주민들도 “속리산에 사는 주민으로 부끄럽다”, “속리산은 개발이 안돼 손님이 없다. 전국에서 제일 낙후되었다. 뒤에서 입으로만 떠들고 그나마 찾아온 손님마저 쫓아버리는 행태는 반성을 해도 한참해야 한다”, “속리산 상인들이 각성하지 않으면 내년부터 단풍가요제 등 속리산에서 하는 모든 행사를 하지 말라”는 등 정신차리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군 관계자는 10월 29일 답변을 통해 “향후 이런 불미스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 해당업소에 대해 현지확인 후 세부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숙박했던 업소명을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했다. 언제까지 바가지 상혼을 떠올리게 하는 속리산이 될 것인가.  깨끗하고 내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해 다시 찾고 싶은 속리산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속리산 주민 자신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