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상유감(護喪有感)

제환명(탄부 장암2리)

2003-11-01     보은신문
친구의 부친께서 오래도록 편찮으시다 얼마 전 돌아가셔서 그분께 먼저 머리 숙여 명복을 빌며 상주와 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내 고향 증생이에 계시는 분들에게 나의 결례에 대해 정중한 사과의 말씀을 못하게 집도하여 후회막급함을 어찌하랴.

변명이 아니라 상주야 황망한 가운데 못난 친구를 지목하여 부고에 내 이름을 올렸겠지만 발인전날 문상을 갔더니 허락도 받지 않고 호상으로 결정했다는 말에 나는 정신 없는 그에게 오히려 영광이라며 위로하고 문상객들에게 여쭤보았으나 시원한 답을 얻지 못한 체 아무런 경험이 없던 나는 장례집사를 맡아보고 영구차로 상경하였다. 부랴부랴 호상과 상례에 관련하여 공부를 하였다.

아뿔사 모든 치레가 잘못된 것을 알았으나 다 지나간 일이 크게 잘못된 것을……. 정말 상주와 그 가족 또 증생이 고향 분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것 같다.

호상이라는 것은 친족이나 고향친지중에서 상례에 밝고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정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복인을 대신해 장례를 통괄 지휘 감독하며 실무를 맡을 집사자를 지목 해 상가의 일과 조문객의 접대, 금전과 물품출납, 축문작성, 장지선정, 각종신고, 부고, 성복 발상, 발인, 운구, 노제, 하관, 성분등 치장의 모든 것을 차질 없이 집도하여 인간의 죽음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의식으로 시신을 처리한 다음 일상으로 돌아오게 도와주는 역할이 주임무인데 무얼 알아야 면장도 할게 아닌가? 감투 덕에 공부를 하였지만 불찰을 거듭 사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