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소비자의 농사체험

서울·대전 한 살림회원, 마로 한중 백록동 방문

2003-10-25     송진선
도시소비자들이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촌현장을 찾아와 땅의 소중함을 함께 느끼는 자리가 마련돼 어려운 친환경 농법에 희망을 주고 있다. 친환경 농법으로 벼와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마로면 한중리 백록동 친환농업 생산단지(대표 이철희)에 지난 18일과 19일 한살림 서울지역 회원과 대전지역 회원 150명이 방문, 도시소비자와 농촌 생산자간의 만남의 행사를 가졌다.

한살림은 농촌과 땅을 살리기 위해 친환경농산물을 소비하는데 앞장서 온 대표적인 단체로 한살림 회원들은 자녀들과 함께 농약을 치지 않은 들판에서 벼베기 및 메뚜기잡기 체험 뿐만아니라 개구리와 가재잡기 및 콩도 구워먹고 감도 따는 등 농사체험을 하며 농촌을 이해하는 귀중한 시간을 보냈다.

도시가 고향인 아이들은 책이나 TV 화면으로만 봐왔던 가재나 메뚜기 등을 직접 잡으며 신기해 하고 부모들도 도랑치고 가재잡던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한살림소비자회원들은 농사체험을 하면서 기상여건으로 인해 농산물이 감수,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과 고통분담을 위해 고추 600g 당 1만원, 벼 40㎏가마당 9만2000원 등 당초 계약액보다 2000∼3000원씩 단가를 높여 수매했다.

이날 회원들은 현장에서 마을 주민들이 지은 땅콩과 호도, 은행, 배추, 무 등도 구입해갔다. 한살림 생산자회원인 백록동 친환경농산물생산단지는 현재 9농가가 가입돼 있으며 벼와 고추를 포함 19.4㏊ 회원 소유의 전체 농경지에 농약은 물론 비료도 전혀 치지 않는 농법으로 농산물을 생산하는 곳으로 한살림에서 손꼽는 마을이다.

91년 처음 친환경농업을 시작한 단지의 대표로 있는 이철희씨의 선구자적인 희생으로 백록동 마을을 도랑에 가재가 사는 청정마을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산에 밀려 사라져가는 토종잡곡 종자도 확보하고 있다. 이철희 단지 대표는 “돈을 벌기 위해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땅을 살리고 물을 살리기 위해 유기농을 하는 것”이라면서 “환경과 땅, 농촌을 살리겠다는 인식이 투철한 여러분들이 있기에 어려움이 있어도 땅을 살리는 농업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한살림 서울지역 박제성 조직활동부 간사는 “열매만 따먹고 사는 우리들과 아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통해 농촌을 소중히 여기는 계기가 되고 도시와 농촌이 함께 잘 살도록 환경농산물을 더 열심히 소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