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대위 출범 30여일에 부쳐
2003-10-11 송진선
그러나 지금 가랑비에 옷이 젖고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속담이 전혀 틀리지 않음을 기뻐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활발한 사이버 여론이 확대되고 있으며, 오프라인에서 참여 주민들의 행동도 구체적이고 적극적이며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리 곳곳에 플래카드가 물결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소지역별로 반대운동이 개진되고 있다. 더더구나 고무적인 것은 내북면 발전위원회와 한화간 양해협정 체결이후 담넘어 불구경하듯 했던 내북면 주민들 사이에서 다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청정지역인 고향 보은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출향인들도 한 마음이 되고 있다. 4만 군민도 안되는 힘없는 주민들에게는 상당히 고무적이며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되는게 사실이다. 여기에 시민단체인 충북 환경운동 연합도 발을 담는 등 반대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것은 한화 인천공장의 보은공장으로의 이전에 대한 불합리성에 주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지만 10월6일로 출범 한 달을 맞은 한화 보은공장 추방 범 군민 대책위원회의 고군 분투가 큰 힘이 됐다고 본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참여한 것도 아니다. 향후 어떤 댓가를 바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벌까 궁리를 하는데 신경을 써야하는 한 가정의 가장들이다. 범대위를 위시한 한화 보은공장으로의 인천공장 이전을 반대하는 이들의 목적은 청정한 자연환경의 보은을 지키기 위해서 나를 포기하고 나선 사람들이다.
일상사를 핑계로 아니면 체면이 구겨질까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그들이 대신하고 있다. 아직도 보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그나마 이 지역이 해준 보상은 청정한 자연환경을 유지시켜 준 것이었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 그들은 어떤 희생을 치를 각오를 하고 나서고 있다. 그동안 일부 김빠지는 식의 비난여론도 있었고 아직도 무슨 일인지 감을 못잡는 주민도 상당수 있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식의 주변인들도 있다. 아직도 플래카드 하나 내걸지 않은 단체가 있다면, 방관자적인 입장에 있는 사회 단체가 있다면, 지역의 어른들이 있다면 동참의 대열에 과감히 나서 줄 것을 요구한다. 단 하나 지역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범대위에 고마움의 전화라도 할 수 있는 군민들이길 기대한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