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통합할 수 있는 최적기다

앞으로 희망없는 농협은 합병하는데 불리할수도

1995-12-16     송진선
농협중앙회에서는 2천년까지 군내 농협을 세개의 농협으로 대 통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중앙회의 원칙적인 방침은 꾸려나갈 수 없을 정도로 살림이 어려운 단위농협은 합병을 하라는 주장이다. 살림이 어려운 농협에서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닌 농협은 더 이상 경영지원 자금을 지원해주지 못한다는 입장에 있다. 이미 외속농협의 경우 전조합들을 대상으로 좌담회 홍보물등을 통해 합병에 대한필요성을 설명하는등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내북, 산외농협도살아남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합병을 추진해야할 것이다.

현재 농협 군지부에서 파악하기를 열심히 일하는 농협과 기대에 못미치는 농협의 구분을 판매사업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용사업이야 보은농협을 제외하면 여건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성장치의 기준을 바로 발로 뛰어야만 얻을 수 있는 농산물 등 판매사업을 어느 농협에서 많이 하느냐가 좌우한다고 보고있는 것이다. 실제로 농산물 판매사업을 많이하고 농협은 순이익을 많이 내는 농협으로도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본보에서 누차 지적해온 약체농협은 농산물 판매사업도 서로 꼴찌 다툼을 하고 있다. 즉 외속, 내북, 산외농협은 실적이 거의 비슷하다.


농산물 판매실적도 하위
이들농협의 올해 11월말까지의 농산물 판매실적을 보면 이를 잘알 수 있다. 올해 외속농협의 경우 계획은 10억7천만원이었으나 11월말 현재 52%에 불과한 5억5천9백만원의 실적밖에 올리지 못했다. 또한 내북농협도 10억1천만원 계획에 비해 41%인 4억1천4백만원, 산외농협은 당초 계획인 10억3천만원의 41%에 불과한 4억2천7백만원의 실적밖에 안된다. 이들 세개의 농협에서만 한해동안 농산물을 10억원도 판매를 못하고 있다. 수한농협과 회인농협은 1년 농산물 판매량이 외속, 내북, 산외농협을 훨씬 상회한다.

마로나 삼승농협보다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수한농협의 11월말 현재 농산물 판매실적의 21억7천9백만원이다. 이는 당초 올 한해동안 17억원을 하겠다는 계획을 초과했다. 또한 회인농협은 21억6천9백만원의 농산물 판매실적으로 올렸다. 한해동안 19억5천만원을 하겠다는 계획에 11월말 현재 1백11%나 초과 달성했다. 외속농협, 내북농협, 산외농협에서 열한달 동안 각각 5억5천, 4억1천, 4억2천만원을 올린 것에 비하면 하늘과 땅차이다.

약육강식, 농협만 예외?
그동안 군내 농협의 실정에 대해 해부해 본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회생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력이 낙후돼 합병을 하지않으면 안된다는 경각심과 함께 하루라도 빨리 대규모로 통합을 해 외풍에 좌우되지 않는 튼튼한 농협으로 서야한다는 것을 주지시키기 위함이었다. 물론 본보에서 그동안 농협합병에 대해 강조해온 것을 현재 많은 조합원 대부분이 익히 알고있는 것이고 농협직원들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머리로는 인정을 하면서 손과 발이 따라오지 않는 자기의견과의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한 가정에서도 살림을 일으키는 것은 가정주부만의 손에 달린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절약하는 생활속에서 이뤄질 것이다. 마찬가지이다. 농협 또한 농협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전 조합원들이 농협을 이용해야 한다. 군내에서 살림이 가장 어려운 농협을 꼽으라면 판매사업이 부진하다고 앞서서 지적했던 외속농협을 비롯해 내북, 산외농협일 것이다. 농협내부적으로 경영진단을 했을 때 더 많은 농협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겠지만 현재 본보에서 파악하기로는 3개 농협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 농협의 가결산 추경이익을 보면 외속농협 5백만원, 내북농협 6백만원, 산외 농협 2백만원이다. 더구나 직원들은 월급도 다 가져가지 못한채 결산한 추정치이니까 만약 상여금을 전부 찾아가고 결산을 한다면 적자일 것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들 농협은 결국은 합병을 해야한다는 것 밖에는 길이 없다. 앞으로도 몇백만원의 이익을 내는 것에 만족하고 지역농협을 안고있을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나서서 합병을 추진해야 한다. 아마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에는 이들 농협과 합병하는데 난색을 표하는 농협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왜냐하면 흡수하는 농협에서도 어느 정도 이익을 볼 수 있는 희망이 있어야 합병을 하는 것은 경쟁시대에서 당연한 논리일 것이다. 이 시기를 최대한 살려 유리한 농협을 선택해서 합병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약자는 강자에게 먹히고 또 약자인 자신이 보호받기 위해서는 강자에게 붙을 수 밖에 없는 경향은 누구도 거스르지 못하는 오늘의 경제 흐름을 볼때 당장 내년부터라도 합병을 추진하는 농협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 그것이 먹히지않고 살아남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때는 어느농협이 쌀한가마를 더 팔고 어느 농협이 콩한자루를 더 팔고하는 기본적인 운영은 이미 통하지 않는 시기이다.


<경쟁력 갖춘 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