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년산성 아미지·우물터·수구지 발굴 조사

아미지는 가정비, 외부에 공개, 2차 자문위원회서 자문위원 의견

2003-09-20     송진선
삼년산성의 아미지(연못)가 그동안 물을 담수했던 면적보다는 규모가 매우 적은 서문지 성벽쪽에 조성되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5일 가진 삼년산성 아미지·우물터·수구지 발굴조사 2차 자문위원회 및 현장 설명회에서 현장을 둘러본 결과 아미지는 서문지 성벽쪽에 작게 축조됐던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3월부터 제 235호인 삼년산성 발굴조사를 담당한 충북대 중원문화 연구소(단장 이석린 교수) 지난 15일 현장에서 문화재 위원, 문화재 전문위원 등 자문위원과 박종기 보은군수 등 군 관계자와 삼년산성 보존회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2차 자문위원회 및 현장 설명회를 가졌다. 발굴 조사를 담당한 차용걸 교수는 아미지를 발굴한 결과 성의 안 동쪽 부분에서 유구가 노출되었으므로 여러시기에 걸친 유구가 존재할 것으로 예견했다.

또한 현 보은사 동남쪽 계곡부의 우물터에 대한 발굴조사를 완료함으로써 이후 복원정비를 통해 삼년산성을 관람하는 관광객에게 음용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초에 준설된 연못의 바닥을 발굴한 결과 동서로 뻗은 통일신라시기로 추정되는 배수로, 부석시설, 우물 등을 확인했으며 1차 연못은 당초 준설된 구간의 서쪽 절반구역에 해당되며 현재까지 조사된 해발 높이에서 1.5m 하부에서 뻘층과 경계를 이룬 생토층이 나타남에 따라 별도의 석축 호안은 없는 것으로 전망했다.

차교수는 발굴조사로 석축, 담장, 우물터, 수구 등과 함께 출토된 동경, 청동수저, 철부(쇠도끼) 등의 금속류와 다양한 문양의 기와류 그리고 고배(높은 잔), 완(접시), 병, 소향 잔 등의 토기, 기와, 어망추, 방추자, 숫돌, 납석제 등과 같은 유물 중 가치가 높은 45점은 국가에 귀속시킬 유물이라고 밝혔다

우물터, 수구터 등 현장을 둘러본 문화재 위원들은 물이 차서 성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물 처리문제가 중요하다며 물길을 돌려 성벽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현재 노출된 건물지에 대한 시대 규명과 함께 건물지가 주거지인지, 아니면 창고지, 화약고인지도 확실하게 규명한 후 정비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와함께 현재 아미지 발굴로 드러난 우물터, 수구터, 담장 등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위쪽 건물지 등에서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낙차공 등을 가설할 것을 주문했다. 발굴을 담당한 차용걸 교수는 삼년산성은 세계문화유산 잠정등록 1순위이지만 현재의 상태로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시킬 수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며 연차적인 계획 조사를 위한 예산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이번 자문위원회 및 현장설명회 등을 통해 문화재 위원 등의 의견을 바탕으로 향후 삼년산성의 발굴 및 정비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한편 삼년산성은 1983년 발굴조사 당시 삼국시대에서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는 토기조각과 각종 유물이 발견되어 이 성이 신라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 오랫동안 사용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삼년산성이 위치한 지역이 군사적 요충지일 뿐 아니라 성의 견고함과 수성의 용이함에 때문이다. 특히 성벽의 견고함은 현재 남아 있는 성벽을 통해 확인이 할 수 있으며, 삼년산성의 견고한 성벽축조방식은 우리나라 고대 산성의 축성법 연구 자료로서 매우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