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보은공장 대화기회 실기(?)
2003-09-20 송진선
이 모든 책임이 분명 한화에게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왜냐하면 만약 한화 화약공장이 보은군에 입주하지 않았다면 주민간 이같은 불화감은 조성되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원인을 제공한 철옹성(?)안의 한화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가. 지난 16일 정상혁 도의원의 의정활동 취재를 핑계삼아 한화 보은공장을 방문해 공장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먼저 주민들과 만나 대화를 청하기보다는 주민들이 제발로 찾아와 그들에게 대화를 청하기를 바라는 느긋함이 엿보였다.
그들은 이미 국가 산업단지로 지정된 곳에 건물을 증축하는 매우 당연한 기업행위인데 왜 주민들이 딴지(?)를 거느냐는 식의 매우 여유있는 자세였다. 더욱이 공장이 소재한 내북면 주민과 맺은 약정서는 그들에게 여유를 배가시키는 힘이 되고 있었다. 내북면 주민들은 요구사항을 만들어 그동안 수차례 대화를 가졌고 내북면 주민들의 요구사항에 대한 약정서까지 작성해 이젠 거칠 것이 없는데 뒤늦게 조직된 범 군민 대책위원회는 내북면 주민들과 달리 대화 시도도 하지 않았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한화 보은공장이 입주하면서 사실상 주민들이 건 기대는 그들이 생각한 것 이상일 것이다.
직원들이 보은에 거주하고 그러면 자연히 인구도 증가하고 이들이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하면서 보은경기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그것은 그들이 지역에 사원아파트를 짓겠다고 문서로 공약을 했건 않했건 주민들이 화약공장이 보은에 입주하는데 아무 보장도 없이 환영했을 리는 만무하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보은은 오히려 인구 감소를 불러와 한화가 보은에 입주할 당시 6만명에 넘던 인구는 지금 3만7000여명에 불과하고 경제는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들었다. 더욱이 컸던 적었던 두 번에 걸쳐 폭발사고도 있었다. 가정용 가스 폭발사고도 인명피해가 있는데 한화 사고로는 인명피해가 없었다며 안위하고 있지만 어쨌든 지역의 불안요소인 것은 자명하다.
한화에게 지역이 이렇게 된데 대해 전적인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니나 무너진 기대는 주민들에게 한으로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에 큰 도움도 되지 않는 공장이 또 증설된다고 하는데 반길 주민이 있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연히 한화가 먼저 주민들에게 대화를 청해야 한다. 뒤늦게 범대위가 나타나서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화채널을 만들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지역과 함께 하는 기업의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 하지만 한화 보은공장은 주민들과의 대화 기회마저 놓치는 우를 범한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크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