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새위한 문화행사 이젠 그만
군·문화원, 문화 중심체로 거듭나야
1995-10-21 보은신문
그러나 문화원은 군의 문화를 진흥시킨다는 취지에 걸맞는 구체적 활동은 벌여 내지 못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은 아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관 주도행사가 아닌 '행정보조'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는 명목하에 장기적 전망을 방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러한 점은 올해 치루어진 행사를 살펴보면 뚜렷이 드러난다. 누가 뭐래도 보은의 가장 문화행사다운 축제는 속리축전이다. 문화원에서 주최하고 각 사회단체와 문화관련동아리에서 주관하여 행사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러나 속리축전은 매년 이념정립이 안된채 전통민속문화와 체전과 장터와 전시장 등등이 중구난방으로 나열되는 특색없는 소비성 행사로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화관련 예산의 15%가량, 행사관련 예산의 절반 이상을 소요하는 속리축전은 명실상부한 보은의 대표적 문화행사이니 만큼 '역사속에서의 보은- 현실 삶의 터전으로서의 보은-미래의 보은 전망'이 어우러지는 이념이 있는 컨셉을 기획했어야 전국적 규모의 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지 않았겠는가 하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속리산 산신제를 확대한 전국적 산악축제로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고, 대추의 명성을 살려 대추축제로 이끈다거나, 단풍제로 가져갈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군에서 활동하는 문화 예술 동아리에 대한 지원이 단발성에 그치거나 체계있는 예산의 배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먼저 보은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알려진 향토사학 관련 동아리. 문학관련 동아리, 사진 동아리 및 공연예술 팀 문화와 예술 관련 동아리에 대한 조사와 객관적인 역량의 파악이 선행되어야 앞서가는 부분의 전국적 홍보와 취약부분에 대한 지원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외 현재 진행중인 문학강좌나 장구강습 등의 소규모 행사가 일정의 성과를 거두고있기는 하지만 읍에서 멀리 떨어진 면단위에 대해서는 예산의 부족으로 진행이 어려운 형편이다. 한편 이러한 무이념의 사업은 행정기관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년의 문화공연을 위한 예산 1천만원을 신청해 놓은 군은 공연에 대한 기획조차 없는 상태로, 예산이 배정된 후에야 기획작업을 벌인다는 주먹구구식 행정이 이루어지는 현실이 지적되고 있다. 보은의 문화아우라를 구축하고, 한번 다녀가는 관광지가 아닌 풍족한 전통·현대 문화가 기억되는 관광지로서 다시 찾고 싶은 보은을 제시하는 것은 어쩌면 요원한 바램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은 주민의 생활 소득이 기본적 의식주의 욕구 충족에는 부족함이 없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그에 걸맞는 풍족한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문화 부흥을 위한 제반 정책이 총체적으로 재검토 돼어야 한다는 여론이 드높다. 특히 보은은 문화 관광지로 발돋움 할 수있는 풍부한 문화유적과 웬만한 도시지역보다 훨씬 나은 공연장, 천혜의 속리산을 안고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논의는 결국 각 부문별로 지적되는 중심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보은의 문화원이 실제적인 문화 주도체로서 거듭나야 한다는 평가로 모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재정의 자립을 이룰때까지 문화원에 대한 예산 지원의 대폭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운영비에도 부족한 예산으로 보은 전체의 문화부흥을 이룰 수 없다. 확대된 예산으로 전문인력의 보강과 군의 장기적인 문화 전망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기획해 낼 수 있을 때 문화원은 장기적 문화 부흥의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따라 각문화행사를 연차별로 부문별로 조직해 살맛나는 보은을 이룰 수 있다는 평가이다. 언제까지 인근 영동의 '난계 예술제'나 옥천의 '지용문학제'가 전국적 명성을 얻어가는 것을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경쟁력 갖춘 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