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영학회 최우수 논문상 수상

이 경 묵(보은 삼산) 서울대 교수 이윤섭(서울총판)씨 아우

2003-09-06     송진선
보은에 있는 학교를 다니면 뒤쳐질까. 도시에 있는 학교를 다닌다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걸까? 명쾌하게 답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사람을 주목하면 꼭 보은에 있는 학교를 다닌다고 해서 뒤쳐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서울대 이경묵(41, 보은 삼산) 교수. 지역에 있는 고등학교를 보내 유명 대학에 모두 합격시킨 신화를 갖고 있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서울총판 이윤섭씨의 막내동생인 그는 세계를 놀라게 한 주인공이다. 삼산초등학교(63회)와 보은중학교(28회)를 나와 입학부터 졸업할 때까지 수석 자리를 놓지 않았던 보은고(4회)를 거쳐 서울대학교와 서울대 대학원을 나온 후 1995년 미국 펜실바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아96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된 이경묵교수가 8월5일(미국 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제 63차 세계 경영학회(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학술대회’에서 경영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AMJ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것.

세계 경영학회가 두 달에 한 번씩 내는 학술지로 세계 91개국에서 1만3700여명의 경영학 분야 학자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는 AMJ에 논문이 실리는 것만도 영광인데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최우수 논문상을 받은 논문을 비롯해 지난해 2편까지 벌써 3편이 AMJ에 게재됐다. 그의 이같은 실력은 공부벌레라고 불리는 학생이상으로 연구활동에 몰두해 얻은 것으로 방학, 주말이라고 해서 연구활동에 예외가 없다.

오전 9시면 언제나처럼 연구실로 출근해 다음날 새벽 1∼3시에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고 매년 읽는 책만해도 각 분야를 통틀어 100여권에 달하고 지난해만 논문 7편, 저서 2권을 냈다. 특히 저명 학술지인 SMJ(Strategic Management Journal)에도 논문을 게재한 이교수는 하루라도 책을 놓으면 눈병을 앓을 정도로 연구에 몰두, 지난 5월에는 서울대 상대 동창회가 ‘올해의 교수상’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연구에 몰두하는 동안에도 스트레스가 쌓이기는커녕 오히려 좋아하는 것을 하니 즐겁다고 말하는 못말리는 학자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떨까. 그의 집에는 처음부터 텔레비전도, 비디오도 없다. 부전자전인지 1990년 김수현씨와 결혼해서 낳은 슬하의 6학년, 5학년, 1학년인 1남2녀의 아이들도 그런 집안 분위기를 탓하지 않고 공부하다 책읽고, 축구공 갖고 놀기도 하는 그런 아이들이다. 이웃에서 흔히 보는 보통의 가정하고는 다른 별종(?)들이 사는 집이다.

노력의 결과이지만 이렇게 성공가도를 걷고 있는 이경묵 교수는 도시에 비해 교육환경이 뒤떨어진다고 너도나도 전학, 이사를 가는 보은군의 현실에 대해 “상황이 나빠 불리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은 사람은 극복이라는 노력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어디서든 열심히 하면 된다”고 충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