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계장의 "망발"

1995-09-23     보은신문
"신문기사를 쓰려면 나와 상의해서 써야만 해" 이 망발(妄發)은 며칠 전 군에 근무하는 ㅇ아무개 계장이 던진 말이다. "어째서 그렇게 해야되느냐"는 반문에 대답은 피하며 취재에 응하고 있던 직원에게 "빨리 업무나 보라"고 말했다. 이것은 언론의 공공성을 무시한 편파적인 사고틀의 단적인 예라 하겠다. 붓을 제대로 휘두르면 피(血)가 되고 잘못 휘두르면 독(毒)이 된다고 했다.

이 말은 언론의 위상과 그에 대한 기자의 책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즉 편파적이지 않은 객관적인 토대 위에서 기사문이 작성되야만 한다는 말을 강조한다. 그런데 계장의 입에서 언론을 무시하는 망발이 튀어나와 과연 언론과 행정기관과의 미묘한 관계를 증폭시키지 않았나 싶다. 옳은 것을 옳다하지 못하고 그른것을 그르다 하지 못할 때 이미 그 언론은 죽은 문장의 나열이다.

특히 제반 문제를 무시할수는 없지만 기자 또한 그 나름의 기사에 대한 인식론과 가치개념이 서 있다고 본다. 군 공무원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충실히 자신의 업무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소수 몰지각한 사람으로 인해 군의 이미지가 손상될까 심히 우려된다. 이에 무지가 무식에게 한마디를 던진다면 상식을 초월한 월권행위가 당위성을 가진다고 생각한다면 언론곡해에서 오는 그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겠는가.

편파적인 언론으로 인해 관계자들이 어려운 처지에 처할 수도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