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탓이로소이다

1996-11-23     보은신문
낙후된 지역경제, 열악한 교육현실을 남의 탓으로만 돌릴것인가?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민선인사중 부모가 강압하다시피 해서 첫째와 둘째가 관내고교에 입학했는데 대학진학이 어려울 정도로 성적이 저조했다고 한다. 반면 고교진학을 앞둔 막내는 공부도 썩 잘하는데다 본인이 외지진학을 적극 희망해 선례도 있고해서 이를 극구 말릴 수가 없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또 교육발전협의회의한 간부이사중에는 자녀의 외지진학으로 인해 양심상(?) 위원회의 활동을 더이상 할수가 없어 지금은 적만 남겨 놓고 있다고. 하다못해 지역학교 살리기와 교육환경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나선 교발협도 위원들이 내자녀문제에 부닥치면서는 내고장학교보내기에 솔선하는 용기(?)를 내지못해 저조한 활동에 그쳐 사실상 유명무실화 된 상태라고 한 관계자는 고층을 토로하고 있다.

역시 주민의식개혁과 지역개발을 위한 민간단체인 모간부회원들의 경우도 자녀들을 모두 외지로 진학시키면서 사실상 단체가 해체된 상태. 또 행정공무원의 27%가 교육공무원의 49%가 외지에서 출퇴근을 하고있다고 한다. 대부분 자녀교육상 청주 등 도시로 이주한 경우다. 이런 상황들을 놓고 많은 주민들은 "모범을 보여야 할 공인이 이모양이니 갈수록 지역이 침체 되는 것" 이라는 개탄의 목소리를 높히겠지만 뭔가 석연찮다.

작금의 사태가 어찌 공직자나 일부 기관단체장 등 공인만의 탓이겠는가? 공인이라는 죄(?)로 낙후된 지역개발이나 열악한 교육현실의 모든 책망을 던지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의 책임의식에 문제를 삼아야 한다. "공무원 우러급으로 아이들 하숙을 시킬 형편도 안돼 통근키로 했다" 는 한 공직자의 얘기다.

돈있는 지역유지들을 하숙은 물론 아파트까지 사줘가며 자녀들 교육시키고 상업은 보은에서 하고있는데도 모든 인과를 공인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억울 하지 않느냐고 항의성(?)토로다. 주민들이 따라주지 않는 상태에서의 선도자는 설 자리가 없다. 주민들이 따라주지 않는 상태서의 선도자는 설 자리가 없다.

단양군에서 50억6천만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키로 정하고 주민, 행정기관, 출향인이 합심해 벌써 옥 목표액도 85%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하다못해 공인을 비롯 주민 하나하나가 작으나마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내가 할일을 찾아야 하지않을까? 이런 의문을 던져둔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