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합된 군민 모습 보여줘야
2003-08-23 송진선
보은에서는 살기가 어렵다며 부를 쫓아 도시로 향하는 무리 속에 끼지도 못하고 그냥 현재의 상황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군민이 아닌가. 그런 순박한 군민들이 군민성이라고 독할리는 만무하다. 어떤 이슈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지도 못하고 그런가보다하고 운명처럼 여겼다. 부끄럼을 타서인지 정면에 나서지도 못한다. 의견개진 조차 못한다.
그러나 이젠 좀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아직 힘있게, 자신있게, 당차게 내 목소리를 낸다고는 할 수 없으나 아주 작지만 자기 목소리를 낼 줄 알고 작은 목소리였지만 간과하지 않고 탄력이 붙는 모습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한화 보은공장으로의 인천공장 이전과 관련한 군민들의 모습이다. 온라인 상에서나 오프라인 상에서, 군내 각계에서 개별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직 조직화된 힘있는 목소리는 아니지만 불이 붙고 있다. 아마도 보은군민 전체가 단합된 목소리로 보은군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전에 상대에서 1대1 공략이 들어올 수도 있고 또 제대로 대응도 하지 못하고 몇 번 힘을 주다가 제풀에 꺾여 반짝하다 포기할 수도 있다. 그동안의 과정에서 보여줬던 나약한 군민성을 보면 유추가 가능한 모습이다.
그러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이번만큼은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뭔가 할 것처럼 대차게 나갔다가 슬며시 하나, 둘 빠져나가 흐지부지돼 얻은 것도 없이 에너지만 낭비했던 그동안의 전례는 더이상 되풀이 되지않기를 기대한다.
국비를 많이 확보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재정 자립도 전국 최하위 그룹에 교부세를 좀더 많이 받겠다고 주민세를 올리고 상수도세를 올린 인구 4만명도 안되는 보은군과는 달리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 강남구청은 서울시가 땅 값을 현실화해 종합토지세를 올릴 것을 권장했으나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서울시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보도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읍내 가게는 빈가게 투성이다. 밤 9시도 안돼 시내 가게는 문을 닫는다. 현재의 상황에 주저앉아 안위하고 있기에는 보은군이 처한 상황이 너무 절박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