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생각하는 삶
조경근(국제 변호사)
1996-11-09 보은신문
그런데 우리 인간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을 보면 별다른 준비없이 '갑작스럽게'찾아오는 죽음을 어떨결에 맞이하는 방식을 보면 별다른 준비없이 '갑작스런' 찾아오는 죽음을 어떨결에 맞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하루를 마치면서 일기를 쓰며 그날을 반성하기도 하고 하루의 사무실 일을 끝내면서 업무일지를 쓰며, 한해를 마무리할 때는 '종무식'을 통하여 그 한해를 되돌아 보게된다. 그러나 오랜 삶을 끝마치면서 아무런 준비없이 허둥지둥 졸지에 맞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뭔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은 분명한 듯싶다. 물론 죽으면 모든 것이 끝장이며 죽음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죽은 후 그 무엇인가는 정확히 몰라도 '내세'라는 새로운 차원이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에는 무언가 좀 다른 자세를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들의 일주일 혹은 한달간의 예정으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경우 여러가지 준비물을 챙기고 하던 일을 점검하여 예비하며, 떠나는 날이면 많은 가족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으로 생각된다.
철저한 준비와 여유를 가지고 다녀온 여행과 황급히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채 떠났던 여행의 결과는 전혀 다르게 된다. 그렇다면 죽음의 경우에 관련 하여서도 비슷한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평소의 생활을 통하여 그런대로 의미있는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였던 사람과 대로 되라는 식의 자유분방한 사람의 삶은 그 모습이 전혀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죽음의 준비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의 사신이기에 늘상 긴장하며 엄숙한 시간을 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는 정도 연령에 이르른 분들의 경우 미리 유언을 써둔다거나 죽은 후 자기의 묘비명을 어떻게 새길 것인가. 혹은 내가 죽은 후 나의 장례식에서 조문객들이 나에 대해 어떤 조사를 할것인가를 의식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그런대로 죽음에 대한 착실한 준비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 귀하고 값지다면 그 마감을 의미하는 '죽음' 또한 값지고도 뜻있게 맞이해야 할 것 아닌가. 이 늦은 가을, 우리 모두 '죽음'을 가끔씩은 생각하며 살아감으로써 좀더 밝은 사회, 정의로운 사회 만들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
<생각하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