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림박물관 존속 여부 불투명

교육청 1차 매각입찰공고 유찰, 2차 매각 계획

2003-08-16     곽주희
지역의 산교육장이며, 문화의 산실인 (사)한국비림박물관의 존속여부가 불투명하게 될 위기를 맞고 있다. 한·중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의 업적을 비석에 각인해 보존하고 있는 수한면 동정리 구 삼산초등학교 동정분교에 위치한 (사)한국비림박물관이 보은교육청의 공유재산(폐교) 매각처리 방침인 일반경쟁입찰(현장입찰)에 따라 존폐의 갈림길에 놓였다.

(사)한국비림박물관에서 임대 시설물이라는 현실적 여건으로 인해 장기적인 투자에 부담감을 느끼게 되자 고정시설 투자 등 전폭적인 투자의욕을 갖고 임대건물 매각을 보은교육청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보은교육청에서는 (사)한국비림박물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최저매각예정금액 4억5596만6950원에 7월 19일 매각 입찰공고를 하자 현 건물을 고시원이나 실버타운, 대안학교 등으로 활용할 뜻이 있는 입찰 경쟁자들이 3명이나 몰리면서 낙찰을 바라던 비림원이 낙찰을 못받게 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

보은교육청은 지난 5일 1차 매각 입찰을 시도했으나 입찰 참여자가 한 명뿐이어서 유찰을 시킨 상태이며, 조만간 다시 2차 공개 입찰을 실시, 공유재산(폐교) 매각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수한면 남녀지도자 협의회와 대한노인회 보은군지부 수한면분회, 수한면 의용소방대 등 수한면 각 단체를 중심으로 (사)한국비림박물관의 존속을 위한 현수막을 곳곳에 게시하며 타 단체 및 개인의 입찰참여를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비림원에서 임대한 동정분교는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비림원 측에서 많은 시설투자를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매각을 수의계약이 아닌 일반경쟁일찰로 할 수 밖에 없다” 며 “지역 발전과 지역민들의 바람에 맞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매각 문제가 잘 마무리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한국비림박물관(이사장 허 유)은 한·중 문화유산의 계승과 정신문화의 도량으로 활용키 위해 지난해 5월 11일 폐교된 삼산초 동정분교를 임대해 역사적 인물들의 서체가 담긴 비문 300점과 2차 세계대전 당시 생체실험으로 악명을 떨쳤던 일본 731부대의 사진자료, 세계 각국의 희귀 패류 및 산호 200점 등 총 1000점의 시설물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사)한국비림박물관은 ‘한국 비림원 서예대전’과 ‘중국 샤만예술 전시회’와 같은 크고 작은 각종 문화 행사를 개최해 오며 지역문화 창달 및 한·중 문화교류의 장으로 기능을 발휘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