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속리축전을 보고 지방문화의 고찰

박 대 종(보은 장신)

2003-06-28     보은신문
〈지난호에 이어 계속〉
우리 고장은 예총이 없어 예총의 역할까지 문화원에서 맡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문화원은 도시처럼 문화공간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한 농촌주민에게 문화활동의 기회와 여건을 많이 만들어주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지만 지원되는 예산에 의존하게 됨에 따라 참으로 문화원으로서의 역할이 힘들고 어렵다. 필자는 “법주사의 팔상전탑돌이는 법주사의 국보 팔상전에서만 볼 수 있는 보은의 전통민속문화다”, “속리산송이놀이는 보은속리산에서만 볼 수 있는 보은의 민속놀이다”라고 알려 졌을 때 우리고장의 특화된 민속문화로 인정받을 수 있다 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민속놀이 하나만으로는 경제적 소득과 연결되는 관광객유치와 관중을 끌어 모으기에 역부족이다. 볼거리, 먹거리, 놀 거리 등 다양한 이벤트 성 행사를 조화롭게 펼쳐 우리지역의 독특한 민속문화를 널리 알리는데 최선을 다한다해도 다수의 관광객을 유치하여 경제적 소득을 함께 추구하는 문화행사로 가꾸어 간다는 것은 문화원 혼자만으로는 성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또한 행정관서의 협조가 잘 이루어졌다고 하여 반드시 성공한다고 볼 수가 없다. 지역주민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동참해주고 외부인의 눈길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작품성이 있어야한다.

보은군 축제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우리고장의 각종 행사를 정리 정돈하여 짜임새있게 조정하려한 노력에 대하여는 박수를 보내는 바이지만 축제추진위원회가 문화행사의 주최자는 될 수 없으며, 어디까지나 한시적 구성체 일뿐이고, 보은군은 후원자치단체로서의 역할로 조화를 이룰 때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고장은 참으로 자랑할만한 역사와 문화가 있다.

성곽 연구에 세계적으로 중요한 자료이면서 삼국통일의 전초기지로 활약했던 삼년산성과 민주적시위로 서민의 뜻을 최초로 민주적인 방법에 의하여 정부에 건의했던 동학의 취회와 북실의 전투는 보은만이 갖는 특이한 역사요, 문화라 할 수 있는데 삼년산성 축제와 보은동학을 계승하는 문화행사를 구상한다는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찬성을 보낸다. 다만 심사숙고하여 행사만 늘어놓는 결과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우리 보은은 이름 그대로 보본사은(報本謝恩)의 고장이다.

보은정신을 깃들인 문화행사로 우리고장의 향토색이 깃들어 있고 군민 모두에게 공감대가 형성되어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이 함께 참여하는 보편적인 예술성과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보은의 향토문화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여기에서 우리들의 생각을 바꾸어야될 문제점이 있는 것 같아서 지적 하고자 한다.

어떤 이들은 보은과 속리산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속리산은 보은군에 속한 일개 면이다. 속리산에서 펼쳐지는 문화행사는 바로 보은의 문화인 것을 자랑거리로 알아야 한다. 도시 집중화현상으로 인구는 줄어 4만 군민시대를 살아가야 한다. 자그마한 시골농촌을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고장으로 가꾸어 ‘와 보고픈 곳’, ‘가 보고픈 곳’으로 가꾸는 일은 이 고장에 살고있는 우리들이 맡아야 한다.

1만불 시대를 맞으며, 정보화 시대와 더불어 고령화 시대를 살아 가야한다. 정치와 경제의 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문화에 대한 욕구가 분출하게 됨에 따라 여기에 상응하는 문화적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라 할 수 있다. 바야흐로 우리는 문화의 시대를 살아가게 된다. 지방화 시대를 맞이한 우리는 우리 지역만이 갖는 특화된 문화를 내놓지 않고는 우리의 고장을 지켜 갈 수가 없다.

특히 관광농업군이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어떤 것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일 것인가. 우리지역만의 민속문화를 이어가기 위한 과감한 투자와 노력 없이는 오늘과 달라질 것이 없다. 이제 우리는 지방자치제도에 상응한 자치구역, 자치사무, 자주권한, 주민참여 등 지방자치를 구성함에 있어 독창적인 지역문화를 근간으로 한 지방문화행정에 바탕을 두고 군정을 펼쳐가야 할 시대라고 생각한다. 과거 중앙문화에 종속성을 보다 빨리 벗어나고 지방자치의 본질을 찾아내야 할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문화행정을 단순한 문예진흥을 위한 문화활동의 장소확보 또는 문화시설의 관리, 문화활동의 기회 또는 문화예술인의 지원육성, 문화재의 보수 및 보존 등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한 정책의 수행을 문화행정이라고 간주할 수 있겠으나 지방행정이 문화화 된 행정으로 가야한다는 말은 쾌적하고 안온한 주민생활, 개성있는 지역적 특수성을 창출하는 자랑스런 지방문화의 보전, 아름다운 생활환경조성에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지방행정의 문화적 사고로의 전환 등 지방행정의 체질적 개혁으로 문화적 가치를 창조하는 차원으로 현대인이 살아갈 이상적인 삶의 터전으로 가꾸어 가자는 것이다.

가장 지방적인 것이 세계적이라고 한다. 우리 지방의 독특한 민속문화를 순수하게 살려 가는 문화행사를 시행하여 우리 지방의 독특성을 살린 순수 민속놀이로 주목을 받게 될 때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각광받는 관광농촌으로 태어날 수 있으리라는 것을 명심하고 지방행정의 문화화를 통해 지방자치의 문화적 선진화를 앞당기는 보은군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국립공원 속리산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보은군은 반드시 전국 제일의 관광농업군으로 각광받는 날이 올 것 이라고 나는 믿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