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옛날 그대로네

마로 갈평 출신 부인들 마을잔치 벌여

1996-06-22     송진선
이미 출가를 해서 슬하의 자녀들까지 출가시키고 또 손주까지 본 중년 부인들이 고향을 방문해 마을잔치를 벌인 화제의 잔치가 지난 20일에있었다. 화제의 현장은 다름 아닌 마로면 갈평리(이장 이진원)이고 이 모임은 갈벌댁들의 모임(회장 구옥서, 삼승 천남)으로 친정으로 이사를 간 회원들도 있었지만 마을 주민들을 모두 친정 식구처럼 대했다.

그러면서 부인들은 갖가지 음식을 마련해 마을 주민들을 대접하여 그동안 농촌의 어려운 여건도 극복해가면서 친정동네를 지켜줘 너무 고맙다고 감격해 했다. 단오날 이었던 이날 주민들도 그네까지 마련해 고향을 찾은 사람들이 옛날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구옥서 회장(61)과 송경순 총무(51, 보은 삼산)는 "이농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꿋꿋하게 남아 우리 친정동네를 지켜줘 다시 고향땅을 밟아볼 수 있도록 해준 고향분들께 고맙다"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자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도 시집간 사람들이 모여서 다시 고향을 찾아와 주민위로의 잔치를 벌인곳은 아마도 전국적으로 갈평리가 처음일 것이라며 매우 흡족해 했다.

이 갈벌댁들의 모임은 지난해 처음 고향사람들까지 뭉쳐보자고 모임을 갖기 시작해 서울, 부산 등 전국에 있는 갈평 출신의 중년 부인들을 불러 모은 것이 43명이나 되었다. 그동안 서로 떨어져 살면서 안부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채 살던 이들 부인들은 이날 자신들을 성장시킨 고향마을을 방문해 회포를 풀고 또 주민들과도 악수와 포옹 등 눈물겨운 장면을 계속 보여줬다.

회원들은 "잔치를 개최하기를 너무 잘한 것 같다"며 "마을 사람들이 이렇게 즐거워할줄은 몰랐다"고 흐뭇해했다. 한편 이들은 고향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비디오 촬영도하고 또 수건을 각 가정에 제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