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생명보전’ 삼보일배

전국 불교 청년불자 법주사까지 고행

2003-06-21     송진선
창립 83주년의 전국 불교 청년대회가 지난 14일과 15일 속리산에서 개최됐다.

불교 청년회는 만해 한용운 스님이 식민지 조국의 현실을 타파하고 민족의 해방과 자주 건국, 그리고 불교 중흥의 미래를 염원하며 창립한 것으로 현재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제외한 청·장년 층으로 구성된 전국 유일의 전국 단위의 불교 청년단체이다.

대회 첫날인 14일 약 1000여명의 청년불자들이 참가하고 조계종 총무원장인 법장 스님 등 불교계 유력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양한 기념대회가 있었다.

첫날 국악공연 및 전통 무용 등의 축하공연은 대회에 참가한 청년불자들 뿐만 아니라 속리산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어 어린이 인형극 등이 이어지고 이 땅을 평화로운 불교정토로 만들자는 청년 불자들의 염원이 담긴 평화 문화제가 개최됐다.

대회 이틀째인 15일 청년불자들은 속리산 잔디광장에서부터 법주사 경내까지 1.2㎞ 거리에서 ‘평화와 생명보전을 위한 청년불자 삼보일배’를 실시, 하늘과 땅과 물속의 모든 생명이 상생하는 조화로운 세상을 염원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9시 삼귀의로 시작해 탐심참회 400m, 진심참회 400m, 치심 참회 400m로 진행됐으며 목적지인 법주사 미륵대불 앞까지 묵언과 함께 1.2㎞를 아스팔트에 무릎과 머리, 그리고 양팔로 엎드리는 오체투지로 전진했다.

이들은 삼보일배의 의미를 걸음마다 달리했는데 첫 번째 걸음은(탐심참회) 온갖 욕망을 채우고자 저질러지는 각종 개발의 끝에서 신음하는 뭇 생명들의 해방을 위함으로 했다.

두 번째 걸음은(진심참회) 대화와 합의를 통한 해결의 노력도 없이 힘의 논리로 행해지는 각종 폭력에서 고통받는 뭇 생명들의 해방을 위함이라고 했다.

세 번째 걸음은(치심참회) 함께 살아가야 할 상대의 그릇된 이해에서 생겨나는 각종 다툼에서 헤매는 뭇 생명들의 해방을 위함이라고 했다.

삼보일배를 마친 청년불자들은 법주사 미륵대불 하단에 있는 미륵법당에서 혜정 큰스님을 모신 회양법어를 가졌다.

혜정 큰 스님은 법문을 통해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서양사상은 그 한계에 도달했으며 동양사상이 도래할 것임을 많은 석학들이 얘기하고 있음을 소개하고 보살정신이 함축된 불교사상이 그 중심이 될 수 있다고 강령했다.

또한 불심은 절대평등, 일체중생의 평등임을 강조하고 진정한 자유와 평등을 위해 청년불자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않았다.

끝으로 혜정 큰스님은 작금의 정치, 사회적 현안에 대해 우려를 금치 못함을 언급하고 부처님을 닮아가는 사상과 실천으로 청년불자들이 당당하게, 신나게, 멋있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것을 선창했다. 한편 내년 전국 불교청년대회는 경상남도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