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5월29일)
정상혁 도의원 5분발언 전문
2003-06-14 보은신문
보은군 출신 정상혁 의원입니다. 존경하는 의장님, 동료의원 여러분! 자리를 함께 하신 이원종 지사님, 김천호 교육감님, 관계 공무원 여러분! 본의원은 도내 공무원 여러분에게 당부겸 호소를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현재 충청북도는 충북의 미래발전을 기약하는 오창 과학단지 활성화, 오송 생명단지 성공적 조성에 두고 야심찬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두가지 도정 초유의 사태를 보며 도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헤아려야 합니다.
하나는 지난 5월14일 진천군 종합감사를 하지 못하고 협상해 합의문을 발표한 것입니다. 그 이후 도내 언론매체는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도민들의 강도높은 질타와 해법을 연일 제시했습니다. 또한 도의회가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하고 새로운 대안 모색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집행부는 150만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아직까지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민들은 감사실시 여부는 협상하고 흥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누가 어떤 근거에 의해, 누구를, 왜, 감사해야 합니까? 결국 이 감사는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도정은 법과 원칙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본의원은 집행부에 금후 법이 정한 감사를 거부하는 시·군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수립·시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만약 집행부가 이를 기피한다면 의회 차원에서라도 감사 거부 시·군에 대해 예산심의 등을 통한 불이익을 줄 것을 동료 의원여러분께 제의드리는 바입니다.
또 하나는 지난 22일과 23일 공무원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 것입니다. 도민들은 공무원들이 노조법 입안단계부터 강공으로 나오는데 앞으로 이 법에 대한 논쟁이 지속된다면 공무원 사회를 얼마나 시끄럽게 하겠습니까? 막상 법이 제정돼도 여러 가지 문제가 파생될텐데 노·사분규 못지않은 집단시위와 파업, 공직 파행이 계속된다면 행정공백은 물론 엄청난 사회혼란, 대외적 위상 추락으로 경제에 큰 타격을 주게 될 때 공직사회가 이런 상처를 받고도 과연 제대로 굴러갈 수 있겠습니까?
나라를 사랑하는 공무원 여러분! 우리나라가 1945년 일본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후 오늘까지 58년동안 6·25전쟁을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 등 수 없이 소용돌이 친 역사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는데 소중한 국력이 얼마나 많이 소진됐습니까? 거듭된 위기마다 슬기롭게 극복하는데 선봉에는 공무원이 있었습니다.
역사상 국가 발전을 선도하는 주체는 공무원이었듯이 이 나라 경제발전과 국제적 위상을 제고함에 있어서도 그 예외가 될 수 없었습니다. 충북을 사랑하는 공무원 여러분! 공무원은 공무를 수행함에 법규를 준수해야 하고 주민 모두의 공익을 우선해야 합니다.
공무원이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다수의 힘으로 집단행동을 한다면 공직사회는 물론 모든 사회공동체 질서는 붕괴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공무원이 공무원으로서 책무를 져버린다면 그것은 공직자이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지방자치의 요체는 주민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인데 이 주민의 협조는 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그 출발점입니다.
신뢰를 받지못하는 공무원과 자치단체는 존립의 터를 상실하게 됩니다. 공무원에 대한 불신은 곧 행정불신으로 연결돼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을 저해할 뿐입니다. 그동안 여러분들이 쌓아올린 도정의 공든 탑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본의원은 우리가 교훈으로 새겨야할 하나의 예를 들고자 합니다. 1987년 높은 실업(17%)과 많은 국가채무(120%)로 경제위기에 직면했던 아일랜드는 소위 소셜파트너쉽(social partnership)을 구성하고 사회연대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후 실업률 3.9%, 국가채무는 50%이하로 안정되었으며 7.4%의 경제성장과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의 고도 성장국가가 되었습니다.
본의원은 1987년 아일랜드 사회협약 체결당시 노조 대표였던 ‘피터카셀’이 “노동자의 권익도 중요하고 사회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국가가 존립하고 사회가 파괴되지 않는 기 반위에서 추구할 수 있다”고 한 말을 도내 공무원 여러분과 충북 도민들이 한 번쯤 음미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