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만에 이산가족 상봉
이정숙씨, 고종사촌언니 방길자씨 상봉, 읍내파출소 배상조 경사 전산조회 찾아
2003-06-14 곽주희
실의에 잠겨있던 이씨가 언니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은 아내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다못한 남편 곽경일(57, 보은읍 죽전1리 이장)씨가 헛일 삼아 지난 8일 보은경찰서(서장 김종해) 읍내파출소(소장 라균석)에 방씨를 찾아달라는 민원을 접수시켰다.
이같은 민원을 접수한 읍내파출소 배상조(44) 경사는 경찰 전산망을 통해 신원조회를 해보았으나 이름과 출생년도(43∼49년생)만으로는 자료가 부족해 쉽게 찾지를 못하자 이씨의 본적지인 청원군 옥산면을 토대로 다시 컴퓨터 조회를 시작했다.
조회 하루만인 지난 9일 읍내파출소 배상조 경사는 전국에서 15명의 방길자씨를 찾아내고, 해당 주소지의 읍·면·동사무소 등 행정기관을 통해 전화번호를 알아낸 후 약 2시간의 전화통화 끝에 보은에서 약 1시간 거리인 청원군 강외면에 살고 있는 고종사촌 언니인 방씨를 찾아 이씨와 직접 통화해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에 이씨와 방씨 자매의 가족들은 지난 9일 저녁 청원군 강외면 쌍천2리 방씨의 집에서 30여년만에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뜻깊은 해후의 시간을 가졌다. 이산가족 찾기 민원을 해결한 배 경사는 “경찰관이 돼 오늘처럼 기쁜 일이 없었다”며 “민원 접수 당일 찾지 못하고 다음날 찾아 두 자매의 상봉이 하루 늦어졌지만 두 자매가 떨어져 있던 지난 세월보다 더 오래도록 돈독한 정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고종사촌 언니를 30여년만에 찾은 이 씨는 “평생 소원이 해결돼 한없이 기쁘다”며 “30여년간 소식도 모른 채 지내던 언니를 찾아주신 읍내파출소 배상조 경사님을 비롯한 직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이씨의 남편 곽경일씨도 지난 9일 상봉을 마치고 돌아와 보은경찰서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을 게재하는 등 고마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