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곡처리장 외속농협 확정
원남에 이어 두 번째…생산자단체로는 처음
1995-04-01 보은신문
이번에 확정된 미곡종합처리장은 '93년에 (주)대동물산(대표 박상호)에서 원남에 미곡종합처리장을 설립한 이래 군내에서는 두 번째로, 생산자 단체로서는 처음으로 확정된 것이다. 3개 농협의 연합출자로 확정된 미곡종합처리장은 보조금 7억, 융자금 4억2천, 자담 3억8천으로 총15억원이 투입된다.
올해 생산되는 벼부터 처리하게 될 미곡종합처리장은 외속농협 관내 벼생산량 9백50톤, 수한농협 1천3백40톤, 회인농협 1천10톤의 물량 중 수매량을 제외한 나머지의 상당량을 건조 및 가공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3개 농협 외에도 탄부농협등 군내 다른 농협에서 구매한 벼도 위탁가공형식으로 처리할 것으로 보여 군내 최대 벼 처리시설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산지 쌀 유통 중심체제의 핵심으로 작용해 해당지역에서 향후 그 비중이 날로 높아질 미곡종합처리장의 제2사업자 확정 과정이 비합리적인 행정행위로 처리되었다는 비판이 비등하고 있다. 쌀의 가격·품질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93년부터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미곡종합처리장이 군내에 처음으로 확정된 것은 '93년 3월24일 (주)대동물산 원남미곡처리장(대표 박상호)이었다.
■원료 수집권역 중복된다 행정기관 반려
그 후 '93년 11월22일에 탄부농협(조합장 이상구)에서 독자사업으로 15억원 규모의 미곡종합처리장을 신청했으나, 군으로부터 기존 임도정 공장에 미칠 충격과 (주)대동물산과 동일한 원료수집 권역이라는 이유로 '94년 1월22일에 반려되었다. 그런데 (주)대동물산에서 신청한 서류에는 원료수집란에 '군관내 농가'라고만 명시되어 있고, '5. 도정공장 및 주변 현황'에 탄부, 삼승, 마로 3개면의 농가수가 3천1백18호가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94년 11월29일 다시 탄부농협 주축으로 마로농협, 삼승농협, 외속농협, 수한농협, 회인농협등 군관내 6개 농협이 연합출자형식으로 다시 신청했다. '95년 이에 대한 협의회를 군청 산업과장, 건설과장등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해 타당하다고 인정되어 충북도로 추천되었으나 '95년 1월28일 (주)대동물산과의 사업지역 중복 문제로 인해 사업지역이 중복되지 않도록 조정하던가, (주)대동물산과 중복지역을 합의 분할해야만 가능하다는 이유로 인해 추천서가 반려되었다.
충북도의 추천서 반려 근거는 '94년 12월 농림수산부에서 펴낸 '농림수산사업 통합실시요령' 제4권 미곡종합처리장설치 기본방향 중 '가급적 기존도정업체와 마찰이 없는 지역으로서'라는 문구이지만 위에서 밝혔듯 (주)대동물산의 원료수집권역이 탄부, 마로, 삼승이라고 명시되지는 않았다.
■마로·탄부·삼승농협 공동 참여에서 빠져
이로 인해 (주)대동물산과 사업신청 농협간의 협의가 있었으나 무산되고 이후 탄부농협은 미곡종합처리장을 추진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따라 (주)대동물산의 원료수집권역으로 행정기관에서 구분한 탄부농협, 마로농협, 삼승농협이 제외된 나머지 외속농협, 수한농협, 회인농협의 3개 농협만이 미곡종합처리장 사업신청을 해 3월18일 확정된 것이다. 탄부농협에서 독자적으로 사업신청을 한지 16개월만이다.
이에 대해 이상구탄부조합장은 "행정기관에서 (주)대동물산의 원료수집권역으로 탄부, 마로, 삼승지역을 구분했다고 해서 3개면에서 생산된 벼가 그쪽(대동물산)으로 전부 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해 행정기관의 원료수집권역 구분에 대한 비합리성을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은 비단 농협관계자들 뿐아니라 농민들의 상당수도 공감하고 있다. 실제로 (주)대동물산에서 군관내의 '94년도산 벼매입량은 9백88톤으로 탄부면 1개 면에서 일년에 생산되는 벼 총 생산량인 5천1백90톤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확정까지 16개월 소요 행정처리 늑장 한몫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존 미곡처리장의 독점적인 지역을 확보시키려 했던 군·도의 행정담당자들은 "이미 정부지원이 된 사업체의 근접 거리에 또 다른 미곡종합처리장을 설치할 경우 지역에 이로울 것이 없고 정부지원의 목적이 상실될 우려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행정의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주)대동물산의 원료수집권역을 구분한 행정기관의 의도는 외속미곡종합처리장의 지분에 참여하지 못한 탄부, 마로, 삼승농협이 외속미곡종합처리장과 위탁가공계약을 체결해 각 농협에서 매입한 벼를 처리할 것으로 보여 그 목적이 이루어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행정기관의 이러한 처리는 농협관계자들만이 아니라 일반 농민들에게도 "도대체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모르겠다."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