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축전 절반의 성공(?)

4WD 챌린지대회 유치 관심 집중, 대회 운영미숙, 홍보 부족 등 문제점 드러나

2003-06-07     곽주희
제26회 속리축전이 5월30∼6월1일까지 ‘2003 보은사랑 큰 잔치’라는 주제로 보은읍 뱃들공원과 보청천 둔치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지난해 독창적인 축제 개발을 위해 결성된 보은군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한 첫 작품인 이번 축제는 4WD 첼린지 대회, 청소년 예술제, 우표전시회 등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평이다.

특히 올해 처음 열린 제1회 4WD 첼린지 대회는 지역 잔치에서 벗어나 관심이 집중되는 등 전국을 대표하는 차별화된 축제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풍물경연대회, 씨름경기, 장기 및 줄다리기, 팔씨름과 투호, 단오맞이 민속행사 등 민속경연대회는 전통문화의 계승과 주민화합 잔치로 대성황을 이뤘다.

또한 인형극 공연, 사생대회, 물놀이 체험, 가훈써주기, 청소년 예술제, 읍·면 장기자랑 및 축하공연, 야외영화상영, 도자시·목판체험, 불꽃놀이 등은 초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군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한마당 축제가 됐다. 오장환 문학제는 지역색을 띤 축제로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지만 옥천 지용제처럼 큰 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제26회 속리축전은 대부분 잘 됐다고 평가를 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대회 진행과 홍보 부족 등으로 지역민들의 참여율이 저조했다. 그나마 풍물 및 민속경기, 읍·면 장기자랑 등 종합시상을 했기 때문에 바쁜 농사철에도 불구하고 많은 군민들이 모였던 것이다. 일부에서는 속리축전 기간을 더 앞당겨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5월말에 실시한 결과 각 읍면 주민들은 낮에는 논과 밭에 나가 일하고 저녁 늦게 지친 몸을 이끌고 풍물연습을 하는 등 지칠대로 지쳤다는 것.

이번 속리축전에서 풍물한마당 행사가 너무 오래 걸려 지루함을 느끼게 해 시상 및 시간을 조절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며, 풍물시장 운영은 영업을 하는 사람들끼리 옥신각신 싸우는 등 눈쌀 찌푸리는 광경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읍·면 장기자랑 및 축하공연에서는 초청한 인기가수가 펑크를 내고, 민속경기 줄다리기에서는 각 읍·면에서 대회 요강을 몰라 몇시간 지연됐으며, 물놀이 체험에서는 아이가 물에 빠지는 등 안전 및 운영 미숙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속리축전은 문화축제인데 각 종목별 시상이 아닌 종합시상을 하는 바람에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군민체육대회에 종합시상이 있기 때문에 이번 축제에서는 종목별 시상으로 끝났어야 행사가 더욱 빛났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출향인사 환영만찬 때에는 더욱 민망한 꼴을 보였다. 물론 출향인과 지역 각 기관 및 사회단체장 즉 보은에서는 내노라하는 유지급(?)들이 참석한 자리에 개나리합창단에 노래를 불러달라고 한 것까지는 좋으나 밥을 먹는 자리에 그것도 드레스를 입고 내빈들은 밥을 먹고 있는 가운데 ‘오 솔레 미오’와 ‘고향의 봄’을 합창하는 모습이 왠지 서글퍼 보였다.

한 참석자는 개나리합창단이 무슨 기쁨조냐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4WD 챌린지대회는 참으로 경이롭고 감동적이었다. 보은에서 그러한 행사를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으나 레이싱 경기가 펼쳐진 지난 1일 읍내 교사사거리에서 춘수골 삼거리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5시간동안 교통을 통제해 아파트 주민들은 물론 시외버스와 시내버스도 우회하는 등 모든 사람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경기가 펼쳐지기 전에 홍보를 하는 등 군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했으나 전혀 그러하지 못했다. 애궂은 교통경찰과 택시 기사아저씨들만 교통통제하느라 땡볕에서 혼이 났다. 4WD 챌린지 대회는 속리축전에 포함된 대회가 아닌 별도의 전국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경기장 등 기반조성을 해 놓고 전국적인 대회로 개최, 보은을 오프로드의 메카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번 속리축전이 독창적이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주민들에게 색다른 볼거리 제공과 기존 축전과는 달리 차별화 시켰다는 것은 매우 성공적이다. 그러나 문제점도 많이 나타났다. 내년 속리축전은 주민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지 축제추진위나 문화원, 보은군은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속리축전의 주체는 바로 보은군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