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
김건식(삼년산 동호회장)
1996-05-04 보은신문
어찌 그 뿐이인가? 4월23일 대전시 모아파트 15층 복도에서 대학진학을 앞두고 성적문제로 고민하던 김모군(17)도 '공부는 빵점이고 친구들과 얘기를 나는 하나도 모른다. 같은 반 친구들이 나를 촌놈으로 취급하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집에서 자살했다고 한다. 도대체 왜 이러는가? 한창 발랄하고 무서울 것이 없는 나이인데 자살하는 길밖에 없는 나이인데 자살하는 길밖에 없었단 말인가? 왜 우리 신세대들은 이렇게 나약해졌는가? 쉰세대라고 젊은이들에게 지칭되는 나는 가슴을 치고 통탄해도 해답이 없는 울적한 나날을 보내는 요즈음이다.
이와같이 현상은 우리 부모들이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지 못한 책임이라고 믿는다. 빗나간 교육열과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에 기인한 것이다. 자녀들의 능력과 소질을 무시하고 무조건 명문대학에 진학시키는 것이 최상의 교육이라도 믿어 적성을 무시하고 진학시켜왔고 어린아이에게 야단을 치고 매질을 하면 기가 죽어 사람구실을 못한다는 과잉보호의 잘못이 어처구니없게 우리들 사랑스런 자녀들이 앞에 닥친 난관을 돌파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그 앞에 굴복하는 나약함을 잉태하고 말았다.
우리들이 학교에 다닐때는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벌을 받았거나 꾸중을 듣고 집에 돌아와 부형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엄두도 못냈다. 그러나 교직에 있는 분들의 얘기에 의하면 학생이 아무리 탈선을 해도 꾸지람을 하거나 때릴 수 없다는 것이다. 학생의 잘, 잘못을 가리지 아니하고 교사의 행위에 대해 학부모의 거센 항의가 뒤따르고 자신의 신상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버릇없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 고마움도 부끄러움도, 또 남을 위할 줄도 모르는 중요한 인성(人性)을 못가진 아이들이 너무 많다. 오늘날 청소년 탈선이나 나약함은 한마디로 인성교육의 실종으로 부터 기인된 것이다. 지금보다도 못살고 어려웠던 지난날에도 우리 부모들은 우선 가정에서 부터 사람의 도리를 가르쳤으나 우리는 당연한 부모의 의무를 포기한 채 아이들을 키워왔다.
무엇이 참교육이며 올바른 부모인지를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부산의 어느 초등학교 교장은 신입생 학부모 2백여명에게 손수 만든 대나무 회초리를 주면서 '아이들을 강인하고 예정 바르고 키워달라' 회초리를 들때는 바로 앉아 자세를 가다듬고 아이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지적한 후 때려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사랑의 매전달식을 가졌다고 한다. 자녀를 올바르게 키울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하는 점에서 시시하는 바 있어 큰 감명을 받았다.
<생각하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