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은 기관의 질서파괴
1996-05-04 송진선
그것도 5천만원 보증금에 월 30만원의 임대료를 지불하며 운영했다가 지소 바로 옆의 가게 8평을 구입하면서 임대료 1억원주었고 직전의 임차인에게는 농협이 권리금 1천만원까지 주었다.
임대료가 이렇게까지 지불되자 상식선 이상의 임대료를 지불해 기존 상가의 임대료 질서를 파괴한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가 매우 높다. 소위 네거리 신문(?)에서는 돈이 많아 돈놀이 하는 장사꾼이라고 까지 말할 정도. 이들은 삼산 중앙사거리 주변의 상가는 그렇지 않아도 가장 비싼 지역 중의 하나인데 보은농협에서 무차별차게 흩트려놓고 주변 상가의 임대료 인상을 부추졌다는 지적이다.
규모경제를 위해 정부에서 농협 뿐만 아니라 은행 등 금융기관의 합병을 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소도 아닌 지소를 오히려 확장한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까지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다. 물론 예금주들이야 사무실이 크고 번쩍번쩍 빛나면 좋겠지만 예금주들 비위를 맞춘다고 내실을 뒤로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보은농협이 상식선 이상으로 임대료를 올려놓아서 불안해 하고 있는 사람들은 임대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있는 많은 주변 상가의 임차인들이다. 지불능력이 있는 자들과는 달리 임대료 때문에 없는 자의 설움을 당하고 있는 우리네 서민들의 좀더 잘살아보자는 소박한 마음에 또다시 불신의 씨앗이 잉태되지 않을가 걱정이다.
<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