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장가출(眞藏假出)
김홍춘(편집국장)
1996-04-20 보은신문
그 나무들은 영양이나 염소가 자신을 뜯어 먹으려 하면제 수액의 화학적 성분을 독성으로 변화시킨다. 동물은 나무의 맛이 달라졌음을 다른 나무를 뜯어 먹으로 간다. 그러면 이 아카시아 나무는 즉각 냄새를 발산하여 근처의 아카시아 나무들에게 약탈자의 출현을 알린다. 몇분만에 그 주위의 아카시아 나무들의 모두 동물이 뜯어먹을 수 없는 것들이 되고 만다. 그러면 초식 동물들은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떠나고 만다.
그런데 동물들을 대규모로 사육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염소 떼와 아카이아나무 무리가 같은 장소에서 맞부딧치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그 경우에는 어떠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동물들에게 먼저 뜯긴 아카시아 나무가 다른 아카시아나무들에게 위험을 알리면 나머지 모두가 독성으로 변한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모르는 짐승들은 독이 든 나무를 뜯을 수 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많은 염소가 독으로 죽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인간들은 오랜 세월이 흘러서야 알게되었다.
그리고 인간도 후각 언어를 사용해서 다른 사람과 은밀한 대화를 나누듯 냄새로 의사소통을 하는 곤충들도 있다. 인간에게는 냄새를 발하는 더듬이가 없으므로 겨드랑이, 유방, 두피, 생식기능으로부터 페로몬을 발산한다. 인간은 5천만개의 후각 끝 신경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혀가 겨우 4가지 맞을 구별하는데 반해서 5천만 개의 세포로 수천가지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
이러한 연유로 해서 우리인간들은 이성간에 눈빛과 냄새만으로 서로의 감정과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5천만개의 후각끝 신경과 페로몬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페로몬은 적대적인 관계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들이 그렇듯이, 어떤 사람이 상대방에게서 공포의 메시지가 담긴 냄새를 맡게 되면 그는 자연히 상대방을 공격하고 싶어질 것이다.
이렇게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나 식물, 곤충들도 차이는 있지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의사를 소통하고 각종의 이익과 안위를 위해서 그것을 활용하지만 우리 인간들은 세치혀로 모든 인간관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다시 말한다면 우리 인간은 말과 말을 잇는 대화가 생활의 대부분을 찾이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안타까웁게 우리인간들은 후각과 냄새만으로도 대화를 할 수 있음에도 말의 홍수 속에 사고 있지않나 생각이 든다.
말잘하고 많이 말 해야 잘난 사람이고 인정받는 사람인냥 착각 속에 살다보니 인간성을 가늠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는 속담에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에 동조가 되기도 한다.
빈깡통이 소리가 크듯이 많은 말하는 사람들은 이기적이며 술수가 있음을 알아야 하겠고 진실과 사랑은 냄새로도 알수 있다. 허기야 옛날 말에도 세상에 진실하고 정직한 사람은 숨어있고 거짓말과 속된 사람들이 떠들기에 진장가출(眞藏假出)이라는 말이 있고 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자신이 사람들의 세치 혀에 속지 않고 사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다.
<데스크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