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교육

박정훈(재부 보은중동문회 총무)

1996-04-13     보은신문
온 세상의 인류는 역사속에서 태어나 역사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역사의 흐름은 인류가 시작되면서 계속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나라가 흥망하고 수 많은 인류가 생존의 싸움을 계속했다. 이러한 가운데 어떠한 나라든지 어떤 민족이든지 그들의 역사를 정립하려고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그역사를 상아탑으로 삼고있다.

우리 선조들은 역사를 통감이라 했다. 통감은 정치를 얼마나 잘하고 못하는 것을 적은 사초이고 사초를 기록하는 관직을 사관이라 했다. 통감은 지난 과거사를 돌이켜 내일의 찬란한 민족문화의 발자취를 실천하는 학문이고 체험적이고 실용적이기 때문에 국사를 배우며 존중해왔고 또한 두려워했다. 지난 과거를 돌이켜보고 자기 할일을 스스로 찾아 두려움없이 정진해나가고 옳은 일을 본받아 실천해나가고 의롭게 살아갔다.

그러나 국사를 존중하는 정구너은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잡았고 잘못보고 경시하는 민족은 의(義)를 멀리하고 의로움과 멀어져갔다. 개인도 아이들에게 의를 가르치려면 반드시 국사를 가르쳤다. 선조들의 업적에서 옳고 정의로움을 본받아 그들의 행적을 가르쳤고 의롭게 살고 바른 정치를 한 사람을 거울삼아 가르치고 배웠다.

우리나라 국사를 동국통감이라한 것은 동쪽에서 발전하고 찬란한 민족문화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우리선조들의 발자취는 찬란한 전통과 민족문화를 가지고있는데 일부 몰지각한 사대주의에 젖은 사람들은 중국역사에 비하면 보잘것 없다고 홀대하며 경시하면서 보지도 않는 사람도 더러있다고 본다.

하지만 뜻있는 선비들은 동국통감에 기록된 역사를 읽으면서 선조들의 업적을 본받아 실행하는 선비도 많았다. 반면 세조를 도와 공신에 책록된 홍윤성이나 명종의 이기같은 사람들은 동국통감을 무시했다. 사초장에 기록되는 사초쯤이야 우습게 여기고 경시하면서 중국의 역사도 잘 보지않는데 통감에 기록된 사초쯤이야하면서 갖은 악행과 난정을 일삼고 많은 선비를 귀양보내고 죽였다.

보다못한 친구들이 역사가 두렵지않느냐고 자제해줄 것을 말하였으나 반성은 하지않고 사초에 기록된 사초를 우습게 여기고 갖은 난정을 저질렀다. 그들의 행실을 거울처럼 적은 통감대문에 사후에 묘비가 쓰러지고 무덤이 파헤쳐지는 수모를 당하지 않았는가. 역사를 두려워하고 중시했다면 오늘날 전직 대통령 두분도 지금과 같은 치욕은 당하지않았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그들은 역사를 우습게 여겼기 때문에 낱낱이 기록으로 남아있는 통감으로 하여금 그들의 행적이 기록되었기에 우리들 가슴을 서늘케했다. 우리는 역사가 얼마나 엄숙한가를 알아야한다. 미국의 대통령을 지낸 재퍼슨씨는 역사를 일반적으로 정부가 얼마나 나빴는가를 말해준다고 하고 좋고 나쁜건 세계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치고 얼마나 겸허한 말인가. 자신이 만든 역사와 스스로 일으킨 업적을 국민들로 부터 심판을 받는다는 것이 그얼마나 숭고한 정신이며 역사를 중시한 생각인가. 역사는 국민이 무엇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가를 알수 있는 기록이며 정의와 장래를 제시해 국가와 민족을 결속시키는 학문이기에 수천년을 살아오면서 태양처럼 빛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국사교육을 너무나 소홀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조기교육 운운하면서 초등때부터 영어를 가르치려고 하는데 그것보다도 우선해서 국사교육을 더 중요시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서 홀대하니 아쉬운 마음 금할길 없다.


<생각하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