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 보은인의 속리산 나들이
문장대에서 맞은 "고향의 봄"
1996-03-30 송진선
이 행사는 본사에서 후원, 이환욱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직원들도 참석해 산행을 도와 주었다. 속리산 등반은 재경군민회(회장 백중영)에서는 올해부터 봄, 가을로 한번씩 등산을 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처음 속리산으로 등산 코스를 잡았다.
보은산악회(회장 박대종)에서 등산당일 동행 등반했고, 문화원(원장 박대종)에서는 도시락까지 제공했다. 첫날인 23일에는 김종철군수가 오랫만에 고향을 찾은 이들을 위해 환영 만찬을 열었다.
서울 어느 고급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맛난 음식에 소주잔 기울이고 노래도 부르고 형님, 아우하며 고향 보은의 끈을 다시 단단히 묶었다. 환영만찬을 베푼 김종철군수나 보은의 발전을 걱정하는 재경군민회원들이나 이날은 모두 한배를 탄 보은인임을 다시 확인했다. 이튿날인 24일에는 아침일찍부터 등산준비를 했다.
부지런히 올라가야 예정시간내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회원들은 부산하게 움직였다. 등산코스는 세심정을 출발해 복천암을 거쳐 문장대에 이르는 것으로 잡았다. 회원중 친구가 운영한다는 용바위골 휴게소에서 감자빈대떡과 동동주로 다리 힘을 얻은 회원들은 할딱고개에서 숨이 턱에 차 더이상 오르지 못할 지경이었지만 3월의 끝자락을 문장대에서 잡아보기위해 회원들은 안간힘을 썼다.
드디어 오전 11시30분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문장대 정상에 도착했다. 거기에는 봄을 시샘하는 눈이 소복이 쌓여있었고 그 장관을 구경한 회원들은 무아지경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28년전 3월26일 신혼여행을 속리산으로 왔던 백중영회장 부부는 꼭 이틀전에 찾은 속리산에서 생애 놓칠 수 없는 장관을 보고 감격해했다.
백회장의 부인 차희연씨는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등산로를 정비한 것 밖에는 변한게 거의 없다"고 회고했다. 정상등반은 한번도 못했었는데 이번에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고 기뻐하는 김인식씨(보은삼산, 전 경향건설 사장)는 "문장대를 세번은 와야 극락을 갈 수 있다는데 두번은 더 와야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또 조성대박사(산외산대, 상명여대 교수)도 1주일에 한번씩 등산을 하지만 문장대 등반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은 등에 땀이 마르기 전 하산길에 올랐다. 임경업장군이 수련하며 세웠다는 경업대에서 세상을 품어보고 바위틈에서 떨어지는 장군수로 갈증을 씻은 회원들. 법주사에 들러 극락이 따로 없었던 하루를 되돌아 보기도 했다. 공해에 찌든 서울로 돌아가도 즐겁고 활기찬 생활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은 징조에 회원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서울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