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농원에 예술개념 도입 차별화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내평리 최인규씨
2001-09-15 송진선
이미 본지를 통해 보도한 바 있으나 이번 호부터는 타 지역의 녹색관광 추진 사례 및 계획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역에서도 군이나 농업인 단체, 마을, 농가에서 이같은 녹색관광에 대해 공부하고 견학을 가져 관광상품을 개발, 새로운 농가 소득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편집자)
최인규씨(45, 소양 예술 관광농원 대표)는 1973년 소양강댐 준공으로 수몰된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내평리 출신이다. 최인규씨도 댐 조성으로 인해 도시로 이주해 그곳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쳤고 서울에서 공연·예술 기획일을 했다. 그러다 이를 정리하고 80년말 낙향한 뒤 4, 5가구만 남아있는 내평리 산골에서 소를 키웠다.
주변에서 축산을 하더라도 춘천시내 인근에서 하라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골짜기를 고집해 정신나간 사람이란 취급도 받았으나 최인규씨는 그 곳에서 소 외에 흑염소, 사슴 등을 키워 수익을 얻었고 이웃 주민들과 공동으로 관광농원 설립을 추진, 98년 4월 26일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열었다. 30만㎡의 부지에 13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공연장, 산책로를 만들고 환경과의 조화와 생태관광 프로그램에 따라 흑염소 대신 토종 벌과 곰취, 뽕나무, 표고버섯을 키우고 농산물은 손님들에게 직판한다.
또 직장생활 경험을 살려 관광농원에 예술 공간을 도입, 타 관광농원과의 차별화를 시도해 음악이나 연극 등을 공연할 수 있는 야외무대와 실내 공간도 갖췄다.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레드선 창단 공연이 이곳에서 있었고 매월 다양한 공연을 유치하고 있는데 춘천보다는 서울 등지에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듣고 찾아오는 관객들이 더 많다고 한다.
올해는 춘천 인형극제에 참가한 외국 공연단을 모두 초대해 뒤풀이를 겸한 우정의 무대를 마련했는데 내년부터는 인형극제의 일부를 이곳으로 유치한다는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최인규씨는 이 공간을 자연과 농업, 예술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간으로 가꿔갈 계획이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자가 발전기를 설치해 필요한 전기를 생산해 쓰고 있는 등 악조건인데도 불구하고 최인규씨는 벤처농업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