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서예대전 등에서 여러차례 입상

묵의 흥취속에 사는 초암 김시운

1990-10-20     보은신문
묵향이 배어있는 그의 공간은 여기저기 먹물 묻은 흔적이 있고, 애써 그것을 지우거나 정리하지 않아도 정갈하고 정돈된 멋이 흐르고 있어 서예의 기품을 느낄 수 있다.

문방사우(文房四友)와 벗하며 세월을 노래하는 초암 김시운(41. 해동 연서원 원장)은 86년과 87년 제5회와 제6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에 입상했고 90년 제2회 대한민국 서예대전에서 입상해, 그의 서예실력은 이미 대한민국에 널리 알려져 있으나 우리 보은에서는 그대로 묻혀져 있어 아쉬움이 크다.

지난 76년부터 붓을 잡기 시작해 강산이 바뀌고도 남을 세월을, 먹이 벼루를 가는 아픔과 더불어 살았지만 아직도 부족함을 느끼는지 매일 배운다는 자세로 글씨를 쓰는 그의 겸손이 잠시도 그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김시운씨는 “붓글씨를 쓸 때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취미로 한 번 글씨를 써보겠다는 자세보다는 글씨를 배워보겠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시작의 중요함을 이른다. 또한 “가끔 스승의 글씨만 계속 답습해서 개성만 배워 서당글씨를 쓰는 사람을 보는데 붓글씨는 법테두리 안에서 체계적으로 글씨를 배워야 글씨의 수명이 길고 글씨의 묘도 살아나는 것”이라며 운필법(運筆法)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붓과 같이 있는 시간이 2~3개월은 족히 되고 종이도 수백장을 소모하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의 작품을 건진다는 자기와의 싸움에서 초암의 인내력은 번번이 이기지만, 매일 같은 글자를 같은 글씨체로 써도 달라보여 '아직도 멀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고―

한문의 전서, 예서, 해서체에 능하고 한글의 정자, 흘림, 판본체에 능한 초암 김시운의 '90 대한민국 서예대전 입상작품은 과천 국립 현대미술관에서의 전시를 끝내고 곧 대전 시민회관으로 옮겨져 전시된다. 선조들이 자랑하는 묵의 멋을 초암이 익힌 묵의 묘로 지금 서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