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 합병 전면 재검토

중앙회, ‘세부추진계획’철회 … 자율합병 유도

2003-05-17     곽주희
【속보】농협중앙회는 지난 14일 올해 지역농협 합병 세부 추진계획안을 전면 철회했다. 농협은 이와 관련, 앞으로 합병문제는 조합의 참여하에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본보 제639호 3면>

농협중앙회는 지난 4월 25일 1300여개 지역농협을 내년까지 900여개로 합병하기로 하고 올해안에 193개 농협에 대해 합병권고를 완료하고 205개 농협에 대해서는 합병 추진대상 농협으로 예고해 내년까지 합병을 추진키로 해 보은지역에서는 광역 합병한 보은농협을 제외하고 5개농협(마로, 탄부, 삼승, 수한, 회인농협)이 이에 해당됐다.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은 지난 14일 비상 경영위원회를 열고 지역농협 합병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지시했다. 정회장은 지난 14일 ‘농업경영인 조합장과의 간담회’에서 “자율적으로 합병을 추진하는 조합에 대해 무이자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임원의 처우도 개선하는 등 자율합병을 적극 유도하는 방향으로 조합합병 방안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라며 “특히 구조조정 대상조합이 적극적인 경영개선으로 합병대상에서 벗어난 경우에는 더욱 지원을 늘려 자립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회장은 또 “조합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규모화는 필요하다”며 “그러나 규모는 작더라도 조합원에 실익을 주는 조합은 자금 지원 등을 통해 적극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회장은 이를 위해 △상호금융대출금리를 전국 평균 이하로 운영하는 조합 △관내 생산 농산물을 팔아주는 데 앞장서는 경제사업을 활성화하고 있는 조합 △노동소득분배율(조합 매출 총이익 중 인건비 등이 차지하는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인 조합 등을 선별, 농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조합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군내 지역농협 조합장들은 지난 6일 농협 충북지역본부에서 합병대상 농협 조합장들과 긴급회의를 갖고 충북 지역농협 강제합병 반대추진위원회(위원장 홍성주 제천 봉양농협 조합장)를 구성했으며, 지난 9일 전국농업협동조합노동조합 충북지역 본부(본부장 김정섭 보은농협)와 함께 강제합병 반대 결의대회를 가졌다.

또한 지역농협 조합장들은 지난 12일 농협 충북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회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합병권고 문서’를 반송키로 하고 중앙회 임원에게 전달하는 등 강력하게 반대했다.

지역농협 한 조합장은 “중앙회가 결정한 합병기준은 객관성이 결여된 잘못된 기준으로 합병 철회는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 지역농협은 자립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스스로 마련해야 함은 물론 중앙회에서도 자생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역농협 개혁에 앞서 중앙회부터 먼저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