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외면 아시리 강선녀씨
26세 처녀의 또아리식 오이재배
1990-06-09 보은신문
“밤늦게까지 일하고도 언제 날이 새나 싶어요”“쑥쑥 자라는 오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뿌듯하다”는 강선녀씨는 지난 5월초 군에 많은 피해를 줬던 폭풍으로 잠도 못 자고 비닐하우스를 지켰다고 말했다. 행여 오이가 다칠세라―
1주일중 옥천장날, 청산장날, 미원장날, 보은장말이면 강선녀씨는 수확한 오이를 잔뜩 싣고 이른 새벽의 정적을 일깨운다. 그리고 조그만 장터가 되는 1.5t 트럭과 함께 26살 산골처녀의 “오이사려―”하는 당찬 음성이 장터를 누빈다. “1984년 보은여상(현재의 보은상고)을 졸업했을 때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소위 오피스레이디(Office lady)가 되고 싶었어요” “그러나 농촌 품삯이 비싼 터라 남의 사무실에서 품을 파는 것보다 내집에서 일하는 것도 부모님을 돕는 것이라 생각했죠” 결혼에 대해서 묻자 “싱싱하고 맛있는 오이사세요―”라고 대신 답하는 오이아가씨 강선녀씨의 고집스런 외침이 농촌을 사는 젊음의 항변으로 들리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