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을 지키는 젊은 일군
知·德·勞· 를 실천하는 보은 4-H연합회장 박범출씨
1990-05-19 보은신문
“도시에 직장이 없어서 농촌에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못 배우고 아는 게 없어서 농사를 짓느냐고 눈총을 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한 11년의 농사생활 동안 단 하루도 도회지에 나가 볼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농사에 대한 애착, 신념과 의욕을 가진 젊은 농사꾼이 있어야 살아있는 농촌이 건설되고, 또한 언젠가는 농촌도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농업도 생계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사업의 차원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그는 새로운 작목으로 고소득을 올리기 위해 단옥수수 재배를 시작했다. 농약, 비료대 등 생산비가 적게들고 노동력도 적게 들 뿐 아니라 제법 소득이 높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배추를 심었었는데, 2.5t 한차 당 4만5천원 밖에 받질 못했어요. 특히 그때는 금년과는 달리 가물어서 양수기로 물을 퍼서 심었는데, 농촌을 지키면서 살고 있는 젊은 용기를 꺾는 것 같아 무척 화가 났어요.” 일한 만큼, 열심히 노력한 만큼 가격이 보장되는 정책적인 배려가 무척 아쉽다고 박회장은 말한다.
명석한 두뇌, 부지런한 손, 건강한 체력, 올바른 사고(4H)를 가지고 농촌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박범출씨는 농민들의 평생교육장, 영농교육장으로, 학생들의 자율학습장으로 자리하고 있는 마을문고가 조곡리의 가장 큰 자랑거리라면서 그와 마을문고와의 깊은 인연에 흐뭇해 한다.
마을문고 도서 모으기로 마나 건강한 삶을 개척하며 사는 남편의 의지가 믿음직해 농촌생활을 하게 됐다는 부인 문성숙씨(25)와 박범출씨는 현재 76세 된 노부모를 모시고 열심히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