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보고(寶庫), 산림
식목일에 즈음한 군내 산림실태
1990-03-31 송진선
그러나 당시 나무를 대체할만한 연료가 없었기 때문에 무절제한 벌목도 계속되어야만 했다. 보은도 예외는 아니어서 외속 황곡에 사는 한 주민도 “겨울만 되면 나무를 많이 했어요. 그러고 산감이 오면 짚으로 나무를 덮곤 했다”고 설명했고, “산감(山監)이란 제도를 만들어 도벌을 막으려 했으나 땔감이 부족했기 때문에 벌목도 묵시적으로 인정될 수밖에 없었다”며 군 관계자는 당시의 상화을 설명했다.
◇ 산림의 자원화 정책
보은군도 1973년 산림의 자원화라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황폐된 산에 조림하려는 구체적인 녹화계획이 수립되었고, 73∼78년 치산녹화 1차계획이 실시되었다. 국토녹화를 위한 국민식수 기반조성에 역점을 두었던 이 기간에는 계획면적 총 8백5십여만㏊에 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2차계획 기간인 79∼87년에는 산지의 경제성 제고와 애림의식 함양에 시점을 맞춰 사업이 추진되었고, 조림면적 총 7백만㏊에 나무를 심었다. 또한 3차기간인 88년부터는 식목한 산림을 보호함과 더불어 경제림으로 바꾸는 계획적인 조림이 실시되었다.
특히 88년에는 임업진흥 촉진지역을 선정하여 정부의 집중지원과 산지 자원화의 기지도 조성하고 개발함에 그 목적을 두었는데, 내북 3천㏊, 마로 3천5백㏊, 수한 2천3백㏊, 회북 4천3백㏊, 산외 3천3백㏊에 잣나무 낙엽송등 경제수종이 집중적으로 식재되어 산림의 균형개발을 꾀하게 되었다.
89년의 조림량은 장기수 백3십㏊ 유실수 10㏊ 속성수 50㏊ 대묘 5㏊에 총 5백여만 그루를 식재하였고 올 90년에는 장기수 백4십3㏊, 유실수 15㏊ 속성수 60㏊ 대묘 5㏊에 총 1억2천백여만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예정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보유한 산림 보유 현황을 보면 83년에는 임야 4만㏊에 임목축적량 백만 입방미터(㎥)였으며, 89년 현재로 백5십만 입방미터에 달해 약 50%가 증가, 울창한 산림이 보은의 산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89년 유실수 식재 실적은 내북면의 밤나무 8백그루, 보은·탄부·수한·회북의 호두나무 2천백5십8그루를 심어 이곳에서 나오는 임산물 생산량만 해도 12만 3천㎏(88년 기준)이 넘는 것을 볼 때 이것은 임야를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노력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산림을 가꾸는 데에는 입목벌채라는 계획이 수반된다. 그것은 무계획적인 조림지역에 경제림을 조성하고, 산불 등으로 산림이 훼손된 피해임지 등에 대한 수종갱신(樹種更新) 및 신종식재(新種植在), 그리고 목재를 얻기 위함이 벌채의 이유라 할 수 있다.
89년 벌채면적은 총 100㏊에 달했고 이에 대해서는 잣나무, 낙엽송, 기리테다 느티나무 등 장기수종을 심어 산림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한편 산림조합 관계자는 “과거에는 잡목 등을 땔감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특별히 벌채라 해서 공식적인 사업이 없었으나 농촌의 생활환경이 편리해짐에 따라 이제는 벌채를 하더라도 잡가지 등을 처치하기가 곤란하다”며 애로사항을 말하기도 했다.
◇ 병충해 방제
산에 나무가 우거지고 산림의 자원화가 달성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가꾸는 끊임없는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바로 76년 보은에 처음 침입한 솔잎혹파리의 피해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산림의 병충해는 솔잎혹파리 흰불나방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데 지난 77년 국립공원 속리산에 솔잎혹파리가 번식하여 천연기념물 제103호인 정이품송이 고사직전까지 병이 들었다가 많은 이들의 보살핌으로 현재 보호망속에서 다시 푸른빛을 되찾고 있다.
89년 솔잎혹파리의 발생은 전체 2천5백㏊에 이르렀고 방제사업비만 해도 1억6천여만원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90년 솔잎혹파리의 주요 방제지역은 보은-청주간 국토(내북면) 백5십㏊와 보은-대전간 국도(수한면) 41㏊ 그리고 국립공원 속리산 지역인 내속리면 상판5백㏊, 갈목 2백7십㏊ 사내 천5백㏊에 방제가 실시되는데 특히 “속리산은 수간주사(樹幹注射)와 시비(施肥)로 방제하여 전국 제일의 명산으로 가꾸는데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며 군 관계자는 설명하고 있다.
산림을 보호하는 책임은 산림이 베푸는 엄청난 혜택을 생각해 볼 때 당위성은 충분하다. 그리고 우리나라 임야 6백5십6만8천㏊ 가운데 산림면적 6백5십만㏊에서 17조6천5백억원(87년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 총 생산액의 18%에 이르는 공익적 경제가치를 해마다 생산해내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산림을 보호해야 하는 인간의 임무는 당연하다.
바로 이것은 산림을 최대한 가꾸고 이용한 데에서 나온 결과라 할 수 있는데 광활한 임야를 자원화하는 것은 무계획적인 수종으로의 조림보다는 잣나무, 호두나무, 밤나무 등 경제수종으로 가치있는 산림을 가구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5일 후가 되면 나무를 심고 가꾸는 식목일을 맞이한다. 각종 오염에 시달리며 사는 우리들에게는 나무 한그루라도 심어 꿈을 키울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더욱 필요한 것은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