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꿈
상태바
똥 꿈
  • 이장열 (사)한국전통문화진흥원 이사장
  • 승인 2016.12.29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은 하루에 8시간은 잠을 자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생의 1/3은 잠자는 시간이라는 셈이 된다. 모든 동물들에게 잠은 휴식인 동시에 생명을 연장하는 활력소이다. 그런데 자면서 자연히 대하게 되는 것이 꿈이다. 꿈을 많이 꾼 날은 머리가 띵하고 잠을 잔 것 같지도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꿈 없는 잠이 건강에 제일 좋다고 한다. 의학적으로 꿈이란 수면 중에 대뇌 피질에 한줄기의 피가 지나가면서 기억중추에 있는 기억들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뇌 피질은 기억저장의 공간(표면적)을 넓히기 위해서 온통 주름투성이다. 대뇌 피질만큼 주름투성이의 늙은 모습도 없다. 꿈이 단순히 기억회생 이외에 의미가 없다면 이전에 경험한 일이나 생각한 일 이외의 사건은 꿈에 나타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꿈이 꼭 그런 물질적인 면에서만 이해할 수가 없는 부분도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해몽은 어떻게 이해할 수가 있을까?
꿈 해몽에 있어서 우선 주목할 점은 대게 꿈은 현실과 반대라는 전제이다. 특히 지저분한 똥꿈을 꾼 날은 잠을 깨고도 찝찝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그런데 그 똥꿈이 재물꿈이라고 한다. 대변이 몸과 의복을 더럽혀지거나, 변소에 빠졌다가 올라오거나, 인분을 손으로 주무르는 꿈, 대변을 짊어지고 집으로 들어오는 꿈 등은 모두 부귀, 재물의 꿈이라고 한다. 화장실에서 대변을 처가는 꿈은 손실을 볼 꿈이라고 하니 똥은 그 자체가 재물인 것 같다.
똥꿈 이야기가 나왔으니 현실적인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똥은 동물들이 먹은 음식물 중에서 필요한 영양소만 흡수하고 남은 ‘찌꺼기’이다. 일반적으로 똥은 냄새나고 더럽기 때문에 음식을 섭취하는 구멍(입)과 찌꺼기를 내보내는 구멍은 분명이 구별하여 앞과 뒤, 혹은 위와 아래 식으로 정반대의 위치에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더럽다고 생각하는 그 똥을 더럽다 생각하지 않고 매일 닦아주고, 심지어는 그런 아기의 엉덩이에 입맞춤까지 해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아기를 사랑하는 부모에게는 아기의 똥 까지도 사랑스러운 것이다.
똥꿈이 현실적으로는 재물 복이듯이 여기 한 중풍에 걸린 노인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다가 복을 받게된 한 간병인 아줌마의 실화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작년에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던 한 아주머니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다. 그 아주머니 이웃에 재산은 있으나 중풍이 든 한 할머니가 있었다. 며느리는 할머니가 꼼짝 못하고 누운채 싼 변을 치울 때마다 구역질로 괴로워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할머니는 그런 며느리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 변을 적게 내놓기 위해서 밥을 거의 굶다시피 했다. 그리고 며느리에게는 목걸이도 사주고 반지도 사주고 했으나 며느리는 변을 치울 때마다 괴로워했다. 할머니는 며느리에게 “너도 괴로우니 앞으로 병원에 오지 말고 간병인을 쓰자”고 말했다. 며느리는 바로 간병인을 데리고 왔다. 할머니는 간병인에게 변을 한번 치워주는데 만원씩 더 주겠다고 했다. 간병인은 할머니의 제안이 고맙고 반가웠다. 간병인은 할머니의 변이 전혀 더럽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시간이 기다려졌다. 그리고 할머니가 먹고 싶다는 맛있는 음식도 자꾸 사다 드렸다. 할머니는 차츰 없던 입맛도 돌아오고 더 많은 변을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도우미도 할머니도 나날이 즐거웠다. 차츰 할머니의 병세도 호전되면서 중풍증세도 사라지게 되었다. 드디어 할머니는 병원에서 퇴원하였고 도우미는 퇴원 후에도 할머니가 고마워서 계속 병간호를 해드렸다. 할머니는 그런 간병인이 너무 고마워서 그 아주머니에게 집을 한 채 사 주었다고 한다.
현실화된 똥꿈과 간병인의 이야기, 그리고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가 너무 삭막한 오늘의 세태를 보면서 느껴지는 바가 많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